[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로부터 선거법 허위사실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최근 고소를 당한 이원규 시인이 7일 검찰 출두에 앞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말에 너무 아프고 큰 선물(?)을 받았다”며 “내 생애 첫 고소를 당했다. 그것도 한때 문단의 선배였던 김 전 의원에게 고소를 당했으니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김 전 의원이 전날 트윗에 공개한 고소내용을 인용, “속전속결이라, 내일 오전 11시에 순천지청에 나가 담당검사에게 사실 그대로 조사 받기로 했다”며 “아마도 고소의 계기는 지난 11월27일 페이스북에 쓴 나의 글 〈촛불 혁명과 ‘친문’과 이재명〉이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러나 “이 글의 요지는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내부투쟁 양상에 대한 내 나름의 충정어린 비판이었다”며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라고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괜히 시국얘기를 했다는 조금의 후회도 들고, 그 누구 편이든 유쾌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기도 싫었다”며 “그런데 김 전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김영환-김부선 동반 지리산행’ 등 118행의 긴 글 중에서도 단 9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분명히 ‘동반 산행’을 했다고 한 적이 없고, 지리산에 왔다는 사실을 말했다”며 “지난 8월1일 밤 11시12분의 문자기록이 남아있고,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그 집주인과 제 아내의 통화기록을 조사하면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내가 한참 지난 그날의 일을 지금에 와서 거짓말로 꾸며낼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당시 기억을 더듬어냈다.
“그날 밤 나는 경남 합천을 거쳐 하동의 악양면 인근을 돌며 별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김 전 의원이 내게 보낸 문자에도 ‘그 자리에는 변호사와 또 다른 지인이 함께 가서...’ 라며, 다만 그게 ‘지리산인 줄 몰랐죠’ 라고 했다. ‘지리산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말, ‘우연히’라는 말이 참 묘하기는 하지만 이 말을 제3자를 통해 듣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일주일 전에 김부선 씨가 구례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하기도 했다.”
또 소설가 공지영 작가를 겨냥한 찜찜한 구석도 감추지 않았다.
“한때 친했던 어느 유명작가가 폐이스북 글에 이들의 지리산행을 ‘허위’라고 단정하거나 우리 부부를 헐뜯는 글도 잘 보았다”며 “나는 한 번도 그녀를 거론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는데 11월27일의 내 페이스북 글 이후부터 나와 아내, 그리고 지리산 행복학교를 깎아 내리고 있으니 이마저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많다.”
그는 “나는 법을 잘 모른다. 사실 그동안 법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이 살아왔다”며 “개인이 아니라 정치인에 대한 문단의 ‘소문’을 댓글로 피력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선거법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몰린 입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리고는 검찰 출두에 나서게 되는 자신의 씁쓰레한 심경을 토로했다.
“더 구체적인 얘기는 내일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밝힐 수밖에 없다. 많이 춥지만 모터사이클 타고 순천지청에 갈 것이다. 나는 변호사도 없고 돈도 없다. 죄가 되든 안 되든 당당하게 조사받을 것이다. 다만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일이 아니라, 이런 송사에 연루된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저도 공씨한테 고소당했는데 떳떳하게 조사받고 기소유예로 끝났습니다.
검사도 웃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