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체를 견디는 진화론적 대안들
교통정체를 견디는 진화론적 대안들
시인 김병호의 서평 - '네 이웃의 지식을 탐하라'
  • 김병호
  • 승인 2012.07.1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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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1. 낮에는 그 위에 앉아 있고 밤에는 그 안에서 자고 아침에는 그것으로 이를 닦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이 글의 말미에)

 빈스 에버르트가 독자들에게 내는 문제이다. 이 문제가 가진 문제의식이 뭔지 눈치 챘다면 이 책은 절반만 읽어도 된다. 절반만 읽기로 작정하고 책을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보다 이 책을 손에 들고 절반만 읽고 마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물론 재미있어서이다. 그런데 과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절대 섞일 수 없는 것은 진보와 보수만이 아니다. 과학과 재미, 이 둘은 절대 같은 장소에 있을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다.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재미있는 물리교실’, 이런 차원의 사기는 절대 아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섹스에 관한 이야기가 얼추 등장하기 때문만도 아니다) 과학을 소재로 하지만, 그런데도 재미있다. 이 정도면 감히 마술이다.

우리 사회만큼 과학을 이중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이야말로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말에 모두들 동의하지만 정작 과학에 대한 관심은 옆 사람에게 미룬다. 그리고 그 옆자리는 항상 비어있다. 과학이 가진 넓은 스펙트럼 전체를 흰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서 분주하게 오가는 몇 명의 몫으로 넘기고는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아이를 ‘XX 과학영재교육원에 보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사람들은 흰 가운을 입은 그들이 아니다. 과학을 즐길 줄 모르며 심지어 폄하하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아이들에게 과학을 권하는지 나는 이유를 모른다. 아마도 과학이 아니라 영재라는 단어에 마취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문제는 더 심각하다. 과학영재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바로 진로를 수정한다. 사법고시와 공무원시험을 목표로 잡는 일은, 과학이라는 돈 안 되는 환상에서 제대로 빠져나와 정신 차리는 일이다. 혹여 이과를 택한 영재들 또한 대부분 의대를 지목한다. 이제 과학은 어릴 적 잠깐 꿈꾸는 철없는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

사설이 길었다. 빈스 에버르트는 기초과학에 깊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독일에서 태어나 물리학을 전공한다. 그러나 취업은 세계적인 광고회사를 선택해 기업경영 컨설턴트와 마케팅 전략 연구가로 활약한다. 또 한 번의 반전은 그는 돌연 유럽식 스탠딩코미디인 카바레티스트로 무대에 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현실의 허를 찌르는데 과학을 동원함으로 사람들을 웃긴다. 과학으로도 웃길 수 있다니?!

순전히 육체적으로만 보면 큰 뇌는 상당히 성가신 존재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 몸에 공급되는 에너지의 20%가 머리로 직접 간다. 그런데 수면이나 식사, 소화, 생식 같은 정말 중요한 활동은 기본적으로 척수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진화는 왜 그렇게 엄청난 낭비를 하는 걸까?”

그래서? “……사고(思考)는 우리의 진화적 지위이다. 그런고로 생각하는 사람이 그토록 적다는 사실이 나는 매번 놀랍다.” 이 결론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백문이 불여일독(百聞不如一讀)이다. 그리고 계속 웃을 것이다.

 문제2. 지구와 금성이 만난다. “이봐, 지구, 안색이 안 좋은데.” 지구가 말한다. “있지, 나 호모 사피엔스에 걸렸거든.” 금성이 말한다. “ 곧 나을거야!” 아 말을 듣고 당신은,

 A. 웃을 수 있다 B. 울 수 있다 C. 둘 다 할 수 있다 D. 둘 다 못한다

 

문제1의 정답: 의자, 침대, 칫솔!

문제2의 정답은 책에서 확인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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