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아이콘(Icon)'은 본디 그리스 정교에서 모시는 예수, 성모, 성도(聖徒), 순교자 등의 초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이 근래에는 ‘우상'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흔히 쓰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서는 이 '아이콘'이라는 단어가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을 시작으로, 이날 민평당 박지원 의원에 이어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극대화시킬 목적으로 모두 '아이콘'이라는 단어를 동원했다.
손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지원 의원을 '노회한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이날 손 의원에게 '손 의원이야말로 부동산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맞섰다.
이에 손 의원이 "'아이콘' 정도 얘기 들으려면, 인생을 통한 한 분야의 경력이 충분히 쌓여,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개념부터 바로잡았다. 그리고는 "강 건너에 아파트 하나 소지해 본 적이 없는 제가,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습니까?”라고 할퀴듯 쏘아붙였다.
이를 지겨보던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급기야 보다 못해 싸움판에 훈수를 두듯 한 마디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 의원을 '배신의 아이콘'이라 했는데, 손 의원이야말로 '오만방자의 아이콘'"이라고 공격에 가세하고 나선 것이다.
이래저래 정치권에서는 '아이콘'이라는 본래 긍정적 의미의 단어가, 난데 없이 비난의 표적으로 오염되어, 모욕과 수난의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