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하고도 "제발 가주세요" 가정폭력 경찰도 난감… “법 강화 필요”
    신고하고도 "제발 가주세요" 가정폭력 경찰도 난감… “법 강화 필요”
    대전지역 가정폭력 사건 증가, 입건율 20.8% 불과
    경찰 "피해자 불처벌 의사 땐 훈방조치 많아"
    강력사건 방지 위해 체포우선주의 도입 등 목소리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9.02.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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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자료사진)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지난해 5월 대전 유성구의 한 가정집에서 A(42)씨는 아내 B씨에게 “거짓말을 하면 죽여버린다”고 욕설을 하며 흉기를 휘둘렀다.

    아내 B씨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딸의 방으로 도망갔으나, 곧바로 쫓아온 A씨에 의해 볼펜 등으로 머리가 찍히고 얼굴을 수차례 맞았다.

    A씨의 폭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선 4월에도 A씨는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유리컵과 리코더 등으로 아내 B씨를 마구 때렸다.

    A씨는 상습적인 폭행으로 구속됐으나, 아내인 B씨는 경찰조사와 법정에서 자신을 수차례 때린 남편을 위해 선처를 빌었다. 

    대전지역에서 벌어진 가정폭력 사건의 입건율이 20.8%에 불과해 체포우선주의 도입 등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7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역의 가정폭력 발생 건수는 2015년 5346건, 2016년 6998건, 2017년 7020건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발생에 비해 입건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대전에서도 지난 5년간 가정폭력 사건 발생 대비 입건율은 20.9%에 불과하다.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가장 먼저 출동해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위법성을 판단해야하는 현장 경찰관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은 단편적인 사건만으로 가정 내 일을 파악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다수여서 가정폭력 사건 관련 어려움을 토로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구대 경찰관은 “요즘 가정폭력 사건이 자주 접수되곤 한다. 다만 출동해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피해자가 ‘제발 가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다. 그리고 같은 집에 출동하는 경우도 빈번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1월 현장 출동 경찰관이 가정폭력 가해자를 즉시 현행범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가정폭력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정폭력처벌법 응급조치 조항에 가해자 현행범 체포를 규정했지만, 이미 현행범 체포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조건만 갖춰지면 가능하기에 새로울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미국의 경우처럼 가정폭력 사건 출동 시 범죄가 발생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자를 즉시 체포하는 '체포우선주의'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체포우선주의는 피해자가 밝힌 불처벌 의사에 대한 진의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등 가정폭력 사건 현장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불처벌 의사를 밝히면 훈방조치되는 경우도 많다”며 “체포우선주의 도입을 통해 일반 폭력 등 강력사건과 같이 엄정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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