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으나 마나” 실버존 설치만 해놓고 단속·관리‘뒷전’
    “있으나 마나” 실버존 설치만 해놓고 단속·관리‘뒷전’
    대전지역 과속 단속 카메라 스쿨존 '23대' VS 실버존 '0대'… 방범용 CCTV 현황 파악도 안 돼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9.02.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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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경로당 인근에 설치된 노인보호구역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경로당 인근 노인보호구역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있으면 뭐해, 지나가다 다칠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지난 9일 찾은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 김 모(73) 씨가 전한 말이다. 김 씨는 경로당 앞 노인보호구역(실버존)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에 아찔한 순간을 여러 번 마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로당 앞 도로에서 차들이 쌩쌩 달려서 다칠 뻔한 적이 많다”며 “지난달에는 주차된 차량 사이를 빠져나오다 지나가는 차를 못 보고 치일 뻔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버존이라고 지정만 해놓으면 뭐해. 단속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지역에 설치된 실버존이 제 기능을 못 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실제 단속도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확인돼 노인이 교통안전에서도 외면받고 있다는 목소리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매년 평균 330여 건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교통사고로 인해 노인 보행자 315명이 다치고, 23명이 숨졌다.

    이처럼 실버존은 느린 보행속도 등으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설치·시행되고 있다.

    대전지역에서도 90곳의 실버존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 내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실버존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는 총 23대의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또 실버존에서는 실제 과속 단속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과속 단속 카메라의 경우 골목길 등 구부러진 도로에는 설치가 어렵다.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우, 직선도로가 위치해 있는 곳에만 설치된 것”이라며 “과속 단속의 경우 실버존은 골목길 등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실버존의 관리 주체인 대전시는 지역 내 실버존의 CCTV 설치 현황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는 지역 내 스쿨존에 방범용 CCTV 1006대, 과속 단속 카메라 23대,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 77대 총 1106대가 설치된 것을 파악하고 있어 같은 보호구역임에도 관리에 차별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전시는 올해 국비 2억 5000만 원, 시비 2억 5천만 원 총 5억 원을 실버존 개·보수에 투자할 예정이어서, 실버존 설치 취지가 무색한 현 상황에서 예산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실버존 내 CCTV 설치 현황은 각 구별로 통계는 있으나 별도로 구분해 놓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노인보호구역 설치는 과태료가 두 배로 부과되는 등 계도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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