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우용 “나경원의 ‘유감(遺憾)’… ‘인간의 말’이 아니다”
    전우용 “나경원의 ‘유감(遺憾)’… ‘인간의 말’이 아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2.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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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식당에서 ‘실수로’ 남의 옷에 국물을 쏟았어도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하는 게 ‘인간의 도리’입니다. 고의로 남을 아프게 하고도 ‘아팠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하는 건, ‘인간의 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5.18 공청회 망언에 대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해명성 발언이 수습이 아닌, 파문을 되레 부채질하는 분위기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상식을 전제로 한 관용적 언행에 비추어, 나 원내대표 발언의 문제점을 무차별 해부하고 촌철살인의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유감(遺憾). 문자 그대로 풀면, ’감정이 개운하지 않다‘나 ’꺼림직하다‘ 정도의 뜻입니다. ’마음이 불안하다‘는 뜻의 ’미안’이 작은 죄책감을 표현하는 말이라면, ‘유감’은 보통 상대가 자기 진심을 오해했을 때 쓰는 말입니다. ‘내 진심은 그게 아닌데,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유감이다’ 정도. 그래서 외교적으로는 화해를 위한 수사(修辭)로 흔히 사용됩니다.”

    그는 이날 “피해자들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라고 한 나 원내대표의발언 중에서, ‘아픔을 줬다면’이라는 단서를 먼저 꼬투리 잡았다. 그는 “그 망언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아픔을 느꼈을지 못 느꼈을지 모른다는 뜻”이라며 “(이것은)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다는 고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광주 희생자 유가족이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반복적으로 ‘망언’을 늘어놓았던 자들의 공통점은, ‘아픔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 공감 능력 부재가 바로 우리 사회 ‘갑질문화’의 바탕이고, 평생 갑질만 하고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 습성”이라고 일갈했다.

    “‘아픔을 줬다면’ 뒤에 붙을 말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한다’가 아니라 ‘죄송하다’나 최소한 ‘미안하다’여야 합니다. 강도 피해자를 강도로 모는 건 ‘백배사죄’로도 부족한 일입니다. 학살의 피해자들을 폭도로 몬 행위는, ‘유감’으로 퉁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이라는 또 하나의 단서를 붙임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정도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요컨대, 나 원내대표가 우리나라 말의 관용적 쓰임새와 그 의미조차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오용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분석해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는 “나 원내 대표의 저 발언에서 알 수 있는 건, 우리 사회 ‘갑질 문화의 밑바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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