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광진의 교육읽기] 그때의 학생들은 지금 왜 지지를 철회했을까?
    [성광진의 교육읽기] 그때의 학생들은 지금 왜 지지를 철회했을까?
    •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3.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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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굿모닝충청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설훈 최고위원은 집권당에 대한 20대의 지지도가 낮은 이유로 지난 정권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도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빚었는가 하면,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한 토론회에서 지난 정권에서 받은 왜곡된 교육으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과연 지금 20대는 지난 정권 시절의 교육으로 보수화되고, 현 정권과 정부에 대해 지지를 포기한 것인가?

    11년 전인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굴욕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 반대하여 촛불 광장으로 앞장서 뛰쳐나온 집단은 청소년들이었다. 집회가 계속되면서 이들은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서 교육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대운하와 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 보수 언론에서는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은 선동하여 수행평가 가산점을 준다며 참석을 종용한 것이라는 낭설을 퍼트렸지만, 학생들이 참여 물결은 끝까지 이어졌다. 당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 참여에 배후 세력이 있다며 물타기를 하는 등 수구적인 교육 관료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막지는 못했다. 이들이 지금의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다.

    그리고 2012년의 대선 승리를 바탕으로 왜곡된 역사 교육에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맞서 강력 반대한 집단도 당사자인 고등학생들이었다.

    당시 집권당은 기존의 검정 교과서에 이념적 편향성이 있다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집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의 채택을 전국적으로 밀어붙이려 했다. 역사학계는 이 교과서가 일제강점기하 일제의 만행을 왜곡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와 독재자를 미화한다고 규탄하였다.

    이러한 시도에 맞서 2013년에 교학사 교과서를 전국적으로 반대하는 움직임이 교사들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일부 사립학교에만 학교 경영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정되었지만,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반대로 모두 백지화되었다. 결국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은 전국단위로 0%에 그치고 말았다. 여기에는 교내 인터넷 게시판과 SNS를 통한 고등학생들의 반발이 큰 영향을 끼쳤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이 좌절되자 2015년 10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국정교과서 출판을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역사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것 또한 국민의 반대에 부닥쳐 좌절되고 말았다. 그중에서도 역사교사들과 학생들의 반대가 가장 격렬했다. 전국적으로 많은 역사교사들이 학교 앞 출근 피켓 시위를 통해 국사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였다.

    감동적인 것은 교사들의 행동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강력한 응원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필자도 학교내 역사교사의 행동에 동조했는데, 지금도 등굣길에서 따듯한 음료수를 가져다주거나, ‘힘내세요’ 라며 소리쳐 응원하던 학생들이 아련하다.

    2017년의 그 거대한 역사적인 촛불집회의 자리에도 학생들은 빠지지 않았다. 대전지역에서 열린 첫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은 뜻하지 않은 학생들의 물결에 감동하였다. 이에 놀란 경찰과 교육청이 학생들을 사찰하기도 하였지만, 학생들은 꿋꿋하게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를 걱정하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였다.

    집권세력이 잘못된 길을 갈 때 학교와 광장에서 정의롭게 외쳤던 학생들이 바로 지금의 20대 젊은이들이다. 우리의 학생들은 3.1독립운동 이래로 광주학생독립운동과 4.19혁명의 주역이었으며, 불의에 저항하는 엄청난 에너지로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로 되돌려놓았던 전통을 갖고 있다. 이들은 권력자의 입맛대로 순화시킬 수 없는 존재들임을 역사 속에서 스스로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을 보라. 학교에서 학생들은 끝없는 입시경쟁 속에서 배움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되고, 소수의 우수생을 위해 다수가 들러리나 되고 있다. 그렇게 대학을 가고 졸업장을 받아도 갈 곳이 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해보라. 젊은이들의 높은 실업률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설사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으로 현대판 노예가 되어야 하고, 평생을 성실하게 모아도 가족들이 편안히 몸을 누일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에 20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실력이 부족해 보이는 현 집권세력에 반발하는 것이지, 이념적으로 보수화되어 그렇다는 것은 억지 논리이다. 지지율 하락을 학교교육으로 인한 20대의 보수화로 단정하는 정치인들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정치권과 집권세력은 이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 과거 일부 자치단체장이 청년수당을 주자는 정책에도 딴지를 걸었던 지금의 야당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정치권과 집권세력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교육을 탓할 때가 아니다. 다른 계층에 비해 삶의 질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노력을 치열하게 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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