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드르렁~ “나도 잠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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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 최재호
  • 승인 2012.07.09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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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지리산 종주 때의 일이다. 으레 산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코를 곤다. 그런데 아뿔사! 자리를 영 잘못 잡았다. 바로 옆에 덩치가 큰 남자의 코골음에 지리산이 울리기 시작했다. 다른 코고는 소리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모두 잠에서 깬 것이다. 결국 나와 동료는 2시간을 잠 못 들다가 모포를 들고 내려가 취사장에 깔아놓았던 스티로폴 위에서 잠을 자는 듯 마는 듯 했다. 그 남자는 매우 심각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따라가서 치료해주고 싶었다.

코골이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이 겪는 증상이다. 간혹 피곤하거나 음주하고 일시적으로 약하게 곤다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항상 심한 정도로 곤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코를 고는 것은 잘 때 공기가 흡입되는 통로의 일부분이 좁아지면서 생긴다. 좁아진 통로로 흡기(吸氣)가 되면서, 주로 비강이나 후두부 주변 조직들의 떨림으로 소리가 난다. 그래서 치료는 수면시 공기의 통로가 좁아지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깨어있을 때도 코고는 소리가 난다면 진지하게 수술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몸 상태를 근본적으로 회복시켜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흡의 통로가 좁아지는 것은 크게 봤을 때, 그 주변 조직이 부어있거나 긴장을 하는 경우, 혹은 혀 같은 조직이 힘없이 늘어지듯이 내려와 통로를 막는 경우다. 전자(前者)의 긴장과 부어있는 것은 기운이 위쪽으로 갑갑하게 압력을 주는 것인데, 기운을 소통시켜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 후자(後者)의 늘어지는 것은 허()한 것이니, 기운을 도와주어야 한다.

위쪽의 기운이 긴장되어 코를 고는 경우를 예를 들면, 잠을 자면서도 마음이 긴장되어 있거나, 과식으로 위장이 기운을 못 내려오게 막거나, 아래쪽 기운이 약해서 위로 뜨는 등등을 비롯해서, 이런 것들이 오래되어 만성적으로 부어 있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평소 허하거나 며칠 많이 피곤한 채로 잠들면, 사지(四肢)가 늘어지듯 혀나 조직이 늘어져 통로를 막으니 이때도 코를 골게 된다.

원인에 따라 몸 상태를 개선하는 한의학적 치료와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면 대개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간혹 낮에 열심히 놀고 나서 피곤할 때 귀여운 코골이 소리를 내며 자곤 한다. 괜찮다. 그러나 거의 매일 밤 코를 골고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며 얼굴이 부슥하다면 이것은 치료를 요한다. 코를 고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어른도 그렇지만 대개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가 많다. 얼굴 모양의 형성에도 좋지 않다. 코를 고는 아이들은 허()하거나 폐, 위장의 기운이 덜 좋은 경우가 많다. 간혹 뿌리에 해당하는 신장(腎藏) 기운이 덜 좋은 경우도 있다. 이 모두 성장과 학업에 불리한 영향을 주게 된다.

아이든 어른이든, 코를 고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생활을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 첫째, 낮에 너무 체력을 고갈시키지 않는지 체크해본다. 둘째, 잦은 과식, 과음, 야식(夜食)을 하지 않는지 체크한다. 소화기관이 부담을 받으면 숨이 아래까지 잘 못 내려가서 코의 호흡통로를 긴장시키고 코골이가 유발된다. 지나친 음주는 기운을 위로 뜨게 만들어서 코골이를 더욱 심하게 한다. 셋째, 마음에 신경 쓰는 것을 자는 동안도 못 놓고 있는지 돌아본다. 잠자기 전 반신욕(半身浴), 족욕(足浴) 등을 하며 긴장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기도, 가족 간에 편안한 대화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편도가 비대해서 계속 코를 골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0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몸의 기운을 따뜻하게 살려서 습기를 없애주고 위쪽으로 자꾸 긴장되는 기운을 풀어 내리자, 편도가 정상크기로 변하고 코골이가 없어졌다. 물론 몸 관리를 안 하면 다시 재발할 수도 있다. 당연하다. 우리 몸은 살아서 변화하기 때문이다.

코를 고는 것은, 주변에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몸이 부대끼고 있다는 신호다. 간단한 요법을 찾기 전에, 몸과 생활을 돌아보고 위에 언급한 건강한 생활습관들을 실천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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