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 동생은 한글도 쓰고 인터넷도 합니다”
이재명 “제 동생은 한글도 쓰고 인터넷도 합니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3.22 22:5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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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친형 강제 진단 의혹’과 관련, 지난 18일 열린 11차 공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프고 쓰라린 날로 기억될 듯싶다.

이 경기지사는 22일, 바로 나흘 전 검찰 측이 막내 동생인 이재문 씨에게 요구했던 주문을 떠올리며 회한의 가슴을 쳤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양이 앞 쥐처럼 검사에게 추궁 당할 때, 제 억울함을 증명한다며 법정에 부른 걸 후회했다”며 증인으로 출석시킨 동생에게 복받치는 미안함을 억누르지 못했다.

2012년 당시 이 씨가 '이재선의 조울증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과 관련, 증인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를 검찰이 증언의 신빙성 확인을 위해 이 씨에게 그 글을 노트북에 그대로 타이핑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검찰은 이 씨에게 “한글 워드 작업 할 수 있는 거 맞으시냐. 한 문장만이라도 해달라. 증인이 거부하면 요청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뒤늦게 “정신질환으로 망가지고 정치로 깨져버린 가족 이야기, 숨기고픈 내밀한 가족사를 형이 재판 받는 법정에서 공개 증언하는 마음이 어땠을까”라고 눈시울을 붉히고는, “제 동생은 한글도 쓰고 인터넷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가난했지만 성실했던 막내는 주경야독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했습니다. 환경미화원으로 힘들게 일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합니다. SNS도 열심히 하고 인터넷 동호회 카페도 몇 개 운영합니다. 콧줄에 의지하시는 어머니를 모시는 착한 동생입니다.”

특히 “검사가 노트북을 들이밀 때 반사적으로 동생얼굴로 눈이 갔다”며 “순간적으로 보인 눈빛과 표정에 가슴이 덜컥했고, 숨도 쉬기 불편해졌다. 남들은 못 보아도 50여년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우리는 뒷모습만 보고도 마음을 안다”고 형제애를 떠올렸다.

이어 “대학만 나왔어도.. 환경미화원이 아니었어도 그랬을까”라고 갸우뚱하고는 “재판장의 제지가 있기까지, 타자 칠 준비로 노트북 자판 위에 가지런히 모은 거친 두 손을 보며 눈앞이 흐려졌다”라고 당시 동생의 모습을 지켜보던 고통스런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 지사가 느낀 모멸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검찰조사를 받는 제 형님에게 검찰은 심지어 ‘어머니가 까막눈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 정신감정 신청서를 쓸 수 있었겠느냐는 뜻이겠지요. 화전민 아내가 되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하셨지만,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에 소학교를 졸업하고 혼자서도 억척같이 7남매를 키워내신 분입니다. 가난과 궁상, 험한 삶의 상흔, 정신질환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과 파괴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품격 있고 부유한 집안에도 눈쌀 찌푸릴 갈등과 추함은 있습니다.”

이 지사는 “제 선택이니 저는 감내하겠지만, 가족 형제들이 고통 받고 모멸 받을 이유가 없다”며 ” 시궁창 속에서 허덕이며 살아나온 그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을 더럽다고 조롱해서는 안 된다. 출신의 비천함과 가난, 아픔과 상처는 저나 가족들의 탓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재판장 지시를 기다리며, 자판 위에 두 손을 올린 채 무심한 척 허공을 바라보던 막내의 속은 어땠을까”라며 시선을 허공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막내가 진심 어린 사과말이라도 한마디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하겠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증인 모욕 논란을 일으킨 검찰 측 태도에 대한 볼멘소리를 동생을 대신해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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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여성 2021-12-23 15:32:57
검찰 쓰레기들 지금 윤석열 하고 똑같네 국민을 존중하지 않아 나쁜 기득권 세력들 구두발로 일반시민을 찍어 누르고 있네 검찰공화국 반대

솔휘 2021-12-23 14:50:28
사과해라 이 색기들아~!!
이 석려리 같은 샥기들아~~!!
하늘에 대고 잘못 했다고 빌어~!!

분노 2021-12-23 14:42:33
아 열받네. 내가 울컥하네. 진짜 저 검사는 역겨운 검사일세.

제동생 2021-12-23 14:16:42
담당검사 누굽니까?

굿모닝충청화이팅! 2021-10-22 14:07:57
정문영 기자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이 시대에 기자다운 기자가 없는데..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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