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광진의 교육읽기] 국가교육위원회, 꼭 필요한 이유
    [성광진의 교육읽기] 국가교육위원회, 꼭 필요한 이유
    •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4.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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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굿모닝충청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백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 그러나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교육정책은 미래를 향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정권의 차원에서 보자면 교육에 대한 정책 혁신은 곧바로 성과가 나올 수 없고, 기존의 체제를 바꾸고자 할 때 나타날 거부반응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교육정책의 방향은 대체로 보수적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교육에 대한 정책이나 투자도 미래 지향적이기보다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곳에 이루어진다. 즉 학부모들의 관심이 있는 곳에 정책과 투자가 집중된다.

    지금과 같은 입시경쟁체제에서는 우리 교육정책은 오로지 대학입시에 집중된다.

    대학진학의 방법에 따라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달라지고 요동친다. 학벌 위주 사회에서는 어떤 능력과 소질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느냐보다는 오로지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렇다보니 현재의 국·영·수를 중심으로 하는 입시를 위한 지식쌓기의 주입식 학습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과 치열한 세계화 경제 질서 속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거기에 인구 절벽이라는 초유의 인구의 급격한 감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혁명에 가까운 교육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없다는 심각한 비판과 함께 투자 대비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바로 무한 입시 경쟁체제 때문이다.

    대학 졸업까지 공교육 및 사교육비를 모두 합쳐 1인당 2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널려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는 오늘날 전세계가 주목하는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이다. 그들은 장기간에 걸쳐 교육을 개혁하여 사회 발전에 성공한 나라이다.

    20여 년 한결같이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이라는 교육의 모토 아래 예산과 자원을 기꺼이 아이들을 위해 투자하였다. 또 독립과 자율의 원칙 아래 교육부는 전체적인 원칙만을 제시하고 그 비전에 따라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방정부와 학교, 교사들에게 맡겼다.

    자율은 창의성을 낳고 창의야말로 교육현장에서 우수한 교사와 좋은 학습을 낳았다.

    핀란드 교육이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 데는 여야 정당을 떠난 범정파적인 합의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개혁이 본격화되었던 7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어도 추진하는 정책이 흔들리지 않았다.

    핀란드 교육개혁의 산증인으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 사람이 1972년부터 1991년까지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을 맡았던 에르끼 아호(Erkki Aho)이다.

    전직 교사였던 그는 정권이 여러 번 바뀐 20년 동안 교육청장으로 있으면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여 핀란드 교육의 오늘이 있게 한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에르끼 아호와 핀란드 교육자들은 교육이 지향할 가치와 원칙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지키면서 정치인들과 협력하여 지금의 핀란드 교육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도 핀란드처럼 정권과 정파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한 때이다. 교육부가 이러한 역할을 맡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 따라서 교육전문가들이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된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기구가 필요하다.

    정권이나 정파에 예속되지 않고 일관된 가치와 원칙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을 마련할 기구에 대한 필요성은 진보와 보수 모두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2월 28일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가 국회에서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정부가 준비해왔던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초안이 발표된 것은 환영할만하다.

    국가교육회의는 2017년 12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이 기구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과 정파를 초월하여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여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개혁 거버넌스다.

    만약 이 기구의 설치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우리 사회가 처한 인구 절벽과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하기 위해 2030년 전후 10년에 걸쳐 추진할 중장기 교육개혁을 추진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교육정책의 심의와 의결은 국가교육위원회가 하고, 정책 집행은 교육부가 맡게 된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부터 꾸준히 각 정당 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했다. 또 2017년 선거에서도 대부분의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 마디로 모든 정파를 막론하고 교육정책에 있어서는 중장기적인 방향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이 기구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보는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두고 여야가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느냐이다. ‘독립성’에 대한 정당간의 입장 차이로 인해 이 기구가 문을 여는데 많은 장애가 예상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올해 1월 24일 국가교육회의와 한국교총, 전교조, 교육감협의회 등이 간담회를 갖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협력한다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교원 조직을 양분하고 있는 보수적 성향의 한국교총과 진보적 성향의 전교조가 함께 이 기구의 설립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한 것은 우리교육의 변화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국가교육위 설치는 앞으로 국민들이 얼마나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다고 믿는다면 이 기구에 대해 기대와 더불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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