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 알' 석포제련소, 지역주민엔 환경재앙?
    '황금 알' 석포제련소, 지역주민엔 환경재앙?
    리뷰] 영풍의 두얼굴 벗겨낸 MBC ‘PD수첩’
    • 지유석
    • 승인 2019.06.13 17: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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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 석포제련소는 영풍그룹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들은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는 영풍그룹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들은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는 재계서열 25위인 영풍그룹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아연 품질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다. 영풍그룹은 이 제련소에서 나오는 아연에 힘입어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영풍그룹 하면 생소할지 모르겠다. 서울 종각에 있는 대형서점 ‘영풍문고’는 영풍그룹 계열사다. 영풍문고가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영풍그룹의 핵심은 제련사업이고, 석포제련소가 바로 그룹의 기둥이다.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11일 - 책과 독, 영풍의 두 얼굴'을 통해 석포제련소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석포제련소가 들어선 시점은 1970년이었다. 석포제련소가 들어선 배경은 경악스럽다. 

    1960년대 일본 제련소 인근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으로 뼈가 굽거나 부러지는 이타이이타이 병을 앓았다. 이타이이타이 병은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였다. 

    이 일로 일본 제련소는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려웠다. 이 설비를 끌어와 지은 게 바로 석포제련소다. 

    이웃나라의 아픈 역사와 맞닿아 있지만, 제련소의 존재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6년 전인 2013년 즈음부터 지역환경단체들이 이곳의 실태를 고발하면서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PD수첩' 취재진은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석포제련소의 실상을 공개한다. 제련소 풍경은 실로 기괴하다. 고로(용광로)에선 언제 불이 튀어 나올 줄 모른다. 그리고 계속해서 황산가스를 뿜어낸다. 환풍기가 있긴 하지만 오래돼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닥 곳곳엔 광석 찌꺼기가 뒤엉켜 있고, 낡은 파이프는 독한 수증기를 내뿜는다. 수증기엔 황산가스가 뒤섞여 있다. 비가 오면 배수시설이 제 기능을 해야 하지만, 배수구는 고장났다. 빗물에 씻긴 유독성 먼지들이 공장 밖으로 흘러 나간다. 

    끔찍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지경이다. 1주일간 하청 노동을 마치고 떠나는 젊은 노동자에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숙련 노동자는 이렇게 말한다.

    "너 같이 젊은 애들은 여기 있을 데가 못 돼. 솔직히 내가 그랬잖아. 괜찮아 어디 더 좋은 데 알아봐 다른 데라든지."

    탐사보도의 또 다른 기법, ‘잠입 취재’ 

    ‘PD수첩’ 취재진은 일주일간 비정규직 노동자로 잠입 취재해 영풍 석포제련소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PD수첩’ 취재진은 일주일간 비정규직 노동자로 잠입 취재해 영풍 석포제련소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PD수첩'에 앞서 지역환경단체들은 석포제련소의 실상을 고발한 바 있었고, KBS 2TV '추적60분'에서도 2018년 11월 이를 다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련소 내부의 모습을 알린 건 'PD수첩'이 처음이다. 'PD수첩' 취재진은 비정규직으로 일주일간 잠입 취재해 생생한 현장 영상을 전했다. 

    이런 취재기법이 적절한지 여부는 논란이 없지 않다. 당장 영풍그룹은 방송 직후 "취재진이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속이고 1주일 동안 위장잠입 취재하여 몰카로 각종 내부 시설을 찍어간 것은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죄 등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정식 절차를 통한 언론행위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석포제련소 같이 지역환경단체로부터 오염원으로 지목된 산업시설의 경우 업체 측이 취재에 적극 협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설혹 협조한다 하더라도 사전 작업을 마친 이후 잘 정돈된 모습만 보여주려 할 공산이 크다. 

    취재기자가 취재를 위해 기자 신분(?)을 숨기고 취업한 사례는 많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는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삼성전자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메틸알코올(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한 파견 노동자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반월·시화공단에 취업한 바 있었다. (선 기자는 취재 결과를 담아 <실명의 이유>란 책을 냈다)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또 있다. 바로 지자체와의 유착 의혹이다. 2005년 석포제련소는 관계 당국의 허가도 없이 1400억을 들여 제3공장을 증축했다. 

    관할 지자체은 봉화군의 대처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봉화군은 약 14억의 강제이행금만 부과하고 공장 사용 허가를 내줬다. 석포제련소가 위치한 곳은 낙동강 최상류이다. 하천 인근엔 식당하나 내기 어렵다. 각종 환경관련 규제 때문이다. 

    요약하면 업체가 온갖 중금속이 배출되는 제련소 시설을 허가도 받지 않고 증축하고, 관할관청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셈이다. 자연스럽게 유착이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PD수첩' 보도의 반향은 컸다. 녹색당은 방송 다음 날인 12일 논평을 내고 "1,300만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 최상류에서 이런 불법과 중금속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최근까지도 관련 부처들과 경상북도, 봉화군은 미온적인 대처에 그치고 있었다. 이는 영풍석포제련소를 비호하는 비호세력이 존재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이어 "지금은 환경, 농업, 교육, 노동 등의 분야를 포괄한 범정부적인 차원의 진상조사와 대책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이런 불법행위를 영풍그룹 총수와 경영진들이 몰랐을 리 없으므로, 이런 불법행위를 지시한 자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는 12일부터 40일간 지자체의 환경보건 책임·역할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환경보건법’ 개정안(아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공장·소각장 주변 등 환경오염 취약지역에서 건강영향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지역 중심의 환경관리를 강화하고자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지자체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되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이라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석포제련소가 있는 봉화군 석포면 주민은 제련소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돼 일상을 살아간다. 그래서 석포제련소가 자꾸 여론에 알려지는 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시야를 보다 넓혀주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는 낙동강을 끼고 사는 1300만 주민들과 직접 관련된 문제”라는 한학수 앵커의 지적에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영풍그룹에게 바란다. 언론 취재에 대해 불법 운운하기 이전에 이제 주변 환경과 지역주민의 건강도 돌아볼 때가 됐다. 

    영풍그룹은 제련소 주변을 흐르는 송정리천의 1급수 맑은 물을 끌어 올려 아연을 만들어 부를 축적하지 않았던가? 이젠 사회적 책임도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발과 성장의 시대였던 20세기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를 방치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공장이 운영된 지 50년, 석포제련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제는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정부와 봉화군, 그리고 영풍그룹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되었습니다.” - 한학수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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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판이다 검색 필독하자 2019-06-18 20: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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