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특집-천안 특례시] 사활 건 천안, 웃픈 충남
    [창간특집-천안 특례시] 사활 건 천안, 웃픈 충남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9.07.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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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시 전경. 사진=체원상 기자.
    천안시 전경. 사진=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이종현 기자] 충남 천안시가 특례시 지정에 사활을 걸었다.

    특례시는 광역시와 기초지자체 중간 성격을 띤 도시다.

    정부는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추진했을 경우, 해당되는 지역은 경기 수원·고양·용인, 경남 창원 4개 도시다.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인 지방 균형발전·자치분권 강화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수도권은 창원시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박완주(더불어민주당·천안을) 국회의원은 ‘비수도권’ 특례시 지정 가능성을 높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물론 정부안에 맞서 다른 지역 국회의원도 제각기 셈법으로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이 내세운 개정안은 수도권의 경우 인구 100만 이상이라는 정부안을 유지하되, 비수도권은 50만 이상 대도시로 완화하자는 게 핵심이다.

    그럴 경우, 천안시를 비롯해 전북 전주, 충북 청주, 경북 포항, 경남 김해 5개 도시가 추가로 특례시 지정 요건을 충족한다.

    천안시는 특례시 지정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충남도는 천안 특례시 지정이 그리 달가운 편은 아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선 명분이 있으나 도내균형발전 차원에선 시·군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천안시 전경. 사진=채원상 기자.
    천안시 전경. 사진=채원상 기자.

    특례시 되면 뭐가 좋은데?

    천안시는 지역발전 가속화를 위해 특례시 지정이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천안 인구는 6월 말 기준 64만9916명으로 충남 전체 인구 212만5855명 30%에 달한다.

    인구수는 100만을 향해 성장해가고 있지만 권한은 대부분 충남도에 묶여 지역 현안 해결에 애로사항이 생기기도 한다.

    천안이 특례시가 되면 광역시 버금가는 자치권을 누릴 수 있다.

    주택건설과 도시계획, 지적, 도시재개발, 사무 범위 확대, 지방채 발행, 재정 자율성 확대가 대표적이다.

    특례시는 광역시와 달리 도와 행정이 분리되지 않는다. 위임사무는 정부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

    다만 행정·재정 자율권이 확대돼 신규 사업과 대형 국책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국가와 도 사무의 처리권한 이양으로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할 수 있다.

    사무권한과 더불어 재원의 동반이양으로 재정운영 안정성도 증대된다.

    도세(지방교육세, 취·등록세, 면허세, 지방소비세)가 특례시세로 전환돼 지방재정이 늘어난다.

    기능·권한·조직·정원·예산 상 혜택을 받아 도시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국회에서는 지난 달 19일 박완주 국회의원이 특례시 지정 입법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지역균형 발전과 자치분권 강화가 아닌, 수도권에 더 많은 특혜를 주는 법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지역균형 발전과 자치분권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구본영 시장도 같은 달 25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서 특례시 지정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천안시가 중부권 중추적 도시로 성장함에 따라 도시 규모와 인구 증가에 걸맞은 행정체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특례시 지정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천안시의회도 특례시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충남도 난색?

    정작 충남도 속내는 복잡하다.

    충남이 처한 지정학적 여건과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천안 특례시 지정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균형발전은 민선7기 충남도정 핵심 키워드다. 조직개편과 함께 균형발전담당관이 신설될 정도다.

    그러나 천안이 특례시로 지정될 경우, 도정의 오랜 과제인 도내 균형발전은 차질이 생긴다.

    아산시를 비롯한 천안 인근 시·군 인구를 흡수하는 ‘블랙홀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내 불균형 심화와 지방 소멸 가속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충남은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아산~당진~서산을 잇는 ‘서북부벨트’에 인구와 산업이 밀집돼 있다.

    서북부벨트에 살고 있는 도민은 130만 명으로 충남 전체 인구(212만 명) 61.3%를 차지한다.

    이 중 49.7%(64만9916명)가 천안에 몰려 있다.

    반면 나머지 시·군은 소멸위기를 겪고 있다.

    도 재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특례시는 세제 부문 특례 중 전체 10% 이하 범위에서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만큼 다른 시·군에게 배분되는 도세는 줄어든다.

    청양·금산·서천 같은 소멸위기를 겪는 지자체는 불평등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충남도가 징수한 금액은 모두 1조7731억 원이다. 이중 천안이 29%(5137억2695만 원)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취득세 3612억9074만 원 ▲등록면허세 221억8431만 원 ▲레저세 190억1473만 원 ▲지역자원시설세 198억3215만 원 ▲지방교육세 890억5191만 원 ▲과년도 수입 23억 5308만 원이다.

    굿모닝충청=정종윤·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정종윤·이종현 기자.

    재정자립도는 천안이 충남 8개 시 중 가장 높은 38%를 차지한다.

    충남도 입장에서는 도세 29%가 빠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특례시는 광역 지위를 갖지 않기 때문에 모든 세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특례시 도입 과정에서 세수 문제를 합리적으로 조정될 경우 우려는 기우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도세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에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검토 하고 있는 건 없다. 그러나 도 재정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충남은 과거 세종시 출범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9만6000명 인구가 감소하고 면적 399.6㎢, 지역 내 총생산은 1조7994억 원이 감소하는 풍선효과만 발생했다.

    양승조 지사 공약 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10인 미만 영세사업장 대상 4대 보험료 지원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사업 추진이 되기 위해선 천안·아산시 도움이 필요했다.

    지원 대상 12만9600명 중 47.9%(6만2279명)가 천안·아산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지면서, 양 지사 핵심 공약이 좌초될 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남도는 천안의 특례시 지정에 힘을 보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 지사는 천안 특례시 추진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달 27일 1주년 기자회견에서 “천안은 충남 인구 31%를 차지할 정도로 거점 핵심도시”라며 “특례시 지정을 통해 지역 대표 도시로 발전시킬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법률 개정은 천안과 충남도 전체 발전을 함께 다뤄야 한다”면서 “다른 시·군과 불균형 심화가 우려된다. 천안이 충남에서 차지하는 인구·경제 규모가 적정한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도와 천안시가 상생 발전하는 방안이 마련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양면을 고민해 특례시 규정을 살펴 보완 요청과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굿모닝충청=정종윤·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정종윤·이종현 기자.

    “국가균형발전 OK, 도내균형발전은 글쎄”

    전문가들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도내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

    대도시·군소도시 간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지방소멸의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정만 공주대 교수는 “천안이 충남에서도 인구·경제면에서 진전돼있어 도세 차지 비중이 높다”며 “천안이 특례시가 되면 충남도 입장에선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천안 특례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으로 보면 지방분권이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며 “지역발전 선도 거점도 마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주민 입장에선 신속한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수행을 잘하면 충남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도세 위축이 불가피하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충남도의회 김명숙(민주·청양) 의원도 “2020년부터 지방소비세율이 인상된다. 지방세수 증대에 따른 지역 간 갈등과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청양·부여·서천 같은 지역 주민의 소외감은 커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또 “충남도가 걷은 도세를 인구가 적은 지역에 형평성 있게 나눠주는데 돈이 줄어들면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박노찬 충남지속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충남도가 먼저 해야 할 것은 혁신도시 지정 요구”라면서 “자칫 특례시 지정문제가 함께 대두되면 중앙정부가 혁신도시 지정 요구를 외면할 명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도시로 지정되면 인구·일자리 증가로 지역의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며 “충남도가 혁신도시 지정에 더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충남은 북부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인구소멸을 걱정하고 있다”며 “균형발전이라는 목마름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 도시 중심의 성장만 강요되는 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충남도의회 안장헌(민주·아산4) 의원은 “독자적인 차원이 아니라면 오히려 충남 발전에 시너지를 줄 것”이라며 “다른 시·군의 소멸까지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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