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사상 초유 집배원 파업은 피했지만
    [노트북을 열며] 사상 초유 집배원 파업은 피했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우편대란’, 과연 타당했나?
    • 지유석
    • 승인 2019.07.0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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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우정노조가 9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긴장이 높아갔다. 그러나 우정노조는 총파업 하루 전인 8일 파업철회를 선언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전국우정노조가 9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긴장이 높아갔다. 그러나 우정노조는 총파업 하루 전인 8일 파업철회를 선언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 위원장 이동호)이 8일 총파업 철회를 선언하면서 사상 초유의 집배원 파업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우정노조와 우정사업본부는 총파업 시한 바로 전날인 8일 오후 ▲ 집배원 주 5일 근무 ▲ 7월 중 소포위탁배달원 750명 증원 ▲ 직종 전환 통한 집배원 238명 증원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정노조는 당초 9일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만약 예정대로 총파업이 이뤄졌다면 우정사업 135년, 우정노조 출범 61년 만에 처음 집배노동자 파업은 현실로 다가왔을 것이다. 

    우편은 피부에 와 닿는 공공 서비스 중 하나다. 여기에 올해에만 9명(6월 말 기준)의 집배원이 숨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커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총파업이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것임은 자명했다. 

    총파업 시한이 다가오면서 일각에서는 '우편대란'이 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고, <연합뉴스> 등은 파업 철회 소식을 전하면서 잇달아 ‘사상 초유 우편대란 피해’라는 문장을 집어넣었다. 파업으로 우편 서비스를 못 받는 불편을 피해 다행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그러나 총파업에 들어갔다고 정말 우편대란이 벌어졌을까? 

    일단 파업에 실제 돌입했을 때 필수 유지인력을 따져보자. 노사 협약에 따라 창구 업무는 25.4%, 집배 업무는 74.9%가 필수유지 인원이다. 창구 직원 넷 중 한 명, 집배원 넷 중 세 명은 근무를 한다는 뜻이다. 

    우정노조 측 관계자는 필수유지 인력 조항을 근거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편물류가 모이는 우편집중국의 경우 필수유지 인원 비율이 36.2%에 불과해 혼란이 예상됐다. 또 택배, 그리고 우체국이 독점하는 일일 등기 우편물 배송 등도 직접 영향이 불가피해 보였다. 

    단, 택배 시장에서 우체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택배시장 점유율을 살펴보자. 2017년 연말 기준 시장점유율 1위는 CJ 대한통운(45.5%)이다. 뒤이어 롯데택배(12.6%)와 한진택배(12.2%)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우체국은 4위로 시장점유율은 CJ의 1/5 수준인 8.2%다. 

    요약하면, 총파업에 따른 우정 서비스 혼선은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필수유지 인원, 택배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해 볼 때 ‘대란’ 운운할 정도는 아니었다.  

    불편 감수할 여유, 성숙한 시민의식 단면 

    이 지점에서 시선을 달리해 보자.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교수는 6월 23일 KBS 2TV가 방송한 <저널리즘 토크쇼J >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가 파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업 중 한 학생이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데 그럼 결식아동이 밥을 굶지 않습니까, 이런 문제 어떻게 봐야 합니까? (중략) 뭐라고 설명했냐 하면 모든 파업은 불편과 손실을 발생시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잠깐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거고 두 번째 그 불편에 대한 불만을 파업하는 노동자에게 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학교와 교육청, 교육 당국에 해야 합니다."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도 똑같은 선상이다. 노사 합의는 환영한다. 그러나 집배원이 숨지고, 이어 파업 결의와 함께 여론이 끓어오르자 우정 당국이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또 이번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저 우편대란을 피했다는 언론 보도에 안도하지 말자. 그보다 집배노동자들이 설혹 파업을 했더라도, 이에 따른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 여유를 갖자. 

    그리고 궁극적으로 총파업을 결심할 정도로 집배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을 지켜주지 못한 우정 당국에게 책임을 묻자. 이 같은 태도는 또 다른 집배원의 죽음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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