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태안군이 충남교육청의 교직원 휴양시설(휴양시설) 유치전에 본격 뛰어든 가운데, 태안군의회 박용성 부의장이 후보지인 고남초등학교 영항분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박 부의장은 특히 지금은 폐교된 영항분교를 존치시키기 위해 앞장섰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이야기가 되고 있다.
박 부의장은 2일 오전 영항분교에서 진행된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오인철) 현장 방문에 참석한 뒤 돌아오는 길에 <굿모닝충청>과 만나 남다른 감회를 전해줬다.
박 부의장에 따르면 영항분교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된 지붕개량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지금은 고인이 된 김종필 국무총리의 ‘하사품’으로 개교됐다는 것.
박 부의장은 “마을 주민들이 국무총리상을 받으러 갔었는데 ‘소원이 뭐냐?’는 질문에 ‘초등학교와 목욕탕’을 요청해 영항분교가 세워지게 된 것”이라며 “고남초등학교까지 10리(4km)를 걸어 다녔고, 태풍으로 인해 하루 빠진 적도 있었지만, 영항분교 개교로 학교에서 가장 가까이 사는 학생이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영항분교는 박 부의장 부친이 농사를 짓던 보리밭 위에 건립됐고, 학교를 짓느라 인근 주민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박 부의장은 3학년 때인 1974년도부터 영항분교를 다녔고, 4회 졸업생이 됐다.
한 때는 재학생이 120여 명에 달했지만 1996년 전후로 폐교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외지에 나갔다 고향으로 내려온 박 부의장은 마을 이장 등을 앞세워 폐교 반대 투쟁에 나섰지만 결국 막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박 부의장은 “영항분교를 지키기 위해 지역의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셨다. 당시 교육청과 주고받은 공문 등 관련 자료가 한 박스는 될 것”이라며 “(영항분교가) 휴양시설 후보지로 선정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또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공동체가 붕괴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20년 후에는 또 어떻게 될 지 걱정”이라며 “반드시 휴양시설이 유치돼 영목항을 비롯한 이 지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