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선거법 위반' 박수범 조합장 "왜 한 달 후에 고발했나?"
'위탁선거법 위반' 박수범 조합장 "왜 한 달 후에 고발했나?"
변호인 "돈 봉투 받고 한 달 동안 아무말 없었다… 조합원 자격도 의문"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9.09.2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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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범 회덕농협조합장(사진=회사DB/굿모닝충청=최수지 기자)
박수범 회덕농협조합장(사진=회사DB/굿모닝충청=최수지 기자)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농협 조합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수범 대전 회덕농협조합장 측 변호인이 고발인의 주장을 반박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재판장 차승환)은 25일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수범 조합장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박 조합장은 지난 6월 치러진 대전 회덕 농협조합장 보궐선거 운동 기간인 5월 17일 조합원 A 씨의 집을 찾아가 요구르트 배달 가방에 100만 원을 넣어 둔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는 박 조합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조합원 A 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당시 상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A 씨는 “피고인에게서 ‘10분 뒤에 찾아뵙겠다’는 전화가 왔고 몇 분이 지나 현관문에서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며 “밖으로 나가보니 피고인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넣어뒀다’고 전했고, 요구르트 가방 안을 보니 봉투가 있었다. 확인해보니 5만 원권 몇 장이 들어있었다. 곧바로 전해주려 피고인을 찾았으나, 이미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A 씨의 증언에 박 조합장 측 변호인은 의문을 제기했다.

A 씨 주장과 당시 행적을 비교해봤을 때 A 씨 진술의 신빙성에 상당한 의문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변호인은 “당시 상황을 보면, A 씨는 급하게 나와 피고인에게서 받은 봉투를 바로 돌려주려했다”며 “하지만 사건 이후 여러 차례 피고인과 만났음에도 A 씨는 돈 봉투와 관련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 씨가 돈 봉투를 건네받은 시점 약 한 달 후인 6월 중순께 선관위에 박 조합장을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물음을 던졌다.

A 씨는 “당시 돈 봉투를 받고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피고인과의 관계도 있기에 고민도 많이 했다”며 “솔직히 돈을 보고 욕심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권선거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고 해명했다.

변호인 측은 A 씨 조합원 자격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 측은 “A 씨는 토지 주인 B 씨와 2012년부터 임대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이는데, 등기부등본상 토지가 2015년부터 B 씨 명의로 돼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또 실제 농사를 지었는지도 의문이다. A 씨는 고구마와 참깨가 심어져 있다고 얘기했으나, 찾아가 보니 복숭아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3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대전 회덕농협은 검찰 수사를 받던 전임 조합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6월 보궐선거가 진행됐고, 대덕구청장 출신인 박 조합장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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