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봉사에서 찾은 나이팅게일의 꿈
‘밥퍼’ 봉사에서 찾은 나이팅게일의 꿈
[우리들 이야기]
  • 제갈비아
  • 승인 2014.12.04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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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효실천
▲ 우리밀피자체험
[굿모닝충청 제갈비아 어은중 학생]

봉사시간 채우기에 급급했던 1학년
중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1년에 봉사활동 20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0시간이나 되는 봉사활동시간을 채워야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일찍 나와 교내청소를 하는 ‘어은가꿈이’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주는 시간만으로는 20시간을 채울 수가 없어 처음으로 엄마께서 주기적으로 다니시던 무료급식소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처음에는 봉사활동시간을 빨리 채우고자 대충대충 봉사하고 같이 간 친구들과 떠들면서 거의 놀다시피 시간만 보내며 확인서를 받아 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렇게 1학년은 봉사활동시간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1년이었습니다. 2학년이 되었어도 엄마는 귀찮게 봉사활동에 정기적으로 꼭 데리고 가셨습니다.

뭣 모르고 무작정 시작한 봉사
우리 엄마는 성당을 열심히 다니십니다. 어릴 적부터 엄마 따라 나도 성당에 나갔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는 성당 분들과 여러 기관을 통해 자원봉사활동을 하시는데 가실 때마다 나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중학생이 되었으니 이제 내 시간도 필요하다”며 각종 핑계를 대고 원망을 늘어놓았지만 엄마는 “비아는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하시며 끝까지 나를 이끄셨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사람을 보는 것도 노인 분들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모두 불편했습니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이런 봉사활동에 익숙해지면서 3년째인 올해는 봉사시간을 다 채운 뒤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음엔 누구에게 또 어떤 도움을 드릴까” 하는 기대감으로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료급식소에서 100시간 ‘밥퍼’ 봉사
지금까지 한 봉사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은 무료급식소인 ‘빈첸시오의 집’에서의 봉사활동입니다. 이곳으로 봉사활동을 다니게 된 계기는 사실 학교 봉사활동시간을 채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한두 번 엄마를 따라 봉사활동을 다니다보니 봉사를 하고나면 그 하루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고 뿌듯하다는 느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엄마에게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함께 가겠다”고 하게 되었습니다.

‘빈첸시오의 집’은 무료급식소입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노숙자 등 여러 사람들이 매일 이 곳을 찾아옵니다. 무료급식소이기는 하지만 식사 전에 100원씩 돈을 받습니다. 돈을 받는 이유는 급식소를 이용하는 사람의 인원을 체크하기 위함이고 공짜가 아니라는 자립심을 심어주기 위함입니다. 처음에 무료급식소라고 해서 돈을 안 받고 식사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100원씩 돈을 받는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밥퍼’ 봉사가 어느덧 100시간이 되었습니다.

대충 할 수 없는 봉사의 참의미 알아
‘밥퍼’ 봉사의 주된 활동은 식재료를 다듬고 사람들이 식사하고 난 그릇들을 설거지를 하거나 식사 배식을 하는 등의 봉사활동입니다. 이곳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어느 일이든지 쉬운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설거지부터 시작하여 음식 배식, 반찬이나 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더 식사를 드리는 일, 냉장고 닦기, 주방 청소하기 등 하나 같이 쉬운 일이 없습니다. 또 쉬워 보인다고 대충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소홀히 하면 누군가가 다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대충 설렁설렁 일을 하면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을 두 명이 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밥퍼’ 봉사를 하면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부담을 가져서 식사를 편히 제대로 못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식사하는 분들을 계속 보고 있을 때가 있었는데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에 우리 아빠보다 더 젊은 분들도 많았는데 한창 회사에서 일할 나이에 직장을 잃고 초라한 옷차림으로 무료 급식을 받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여 하루 빨리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히 하였습니다.

▲ 사랑의연탄배달
눈오는 날, 사랑의 연탄 배달
금년 1월 18일 눈발이 날리는 추운 겨울날, 동구에 있는 산비탈길에서 사랑의 연탄 배달을 하였습니다. ‘유성가꿈이’ 동아리에서 1년 동안 에너지절약을 해서 적립한 돈으로 자양동 할머니 사랑방에 연탄을 배달해 드린 봉사활동입니다. 더군다나 10분의 부모님과 함께하여 더욱 뜻이 깊었습니다. 힘든 봉사일수록 마치고 난 뒤의 뿌듯함은 다른 봉사활동보다 더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연탄배달을 통해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고마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신기했고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더 감동스러운 것은 할머니께서 내 손을 꼭 잡고 음료수를 건네시며 “추운 날씨에 학생이 고생이 많다” 하시며, “학생을 보니 우리 손녀가 더욱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시며 내 손을 꼭 잡으시는데 그때 어찌나 눈물이 나고 슬펐던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의 거친 손, 깡마른 몸을 보았는데 그렇게 약한 할머니께서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맛있는 것 하나라도 손에 쥐어주려는 모습에 그동안 봉사시간을 채우려고 억지로 했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노라면 오히려 내가 배우는 게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봉사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마약 및 약물 오남용 폐해 알리기
여러분은 마약 및 약물 오남용의 피해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가요? 저는 약사회가 주관하는 ‘쏘 캠페인’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쏘 캠페인을 하면서 커피나 에너지 음료 등도 약물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담배와 술도 약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특히 요즘은 중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도 담배를 피운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야 하는 청소년기부터 이런 약물에 몸이 오염되면 건강도 크게 해칠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이런 지식들을 많이 알려주기 위해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다가가지만, 캠페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먼저 전화하는 척을 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지나쳐 안타까우면서 기분도 살짝 나빴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저도 그랬던 기억이 났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청소년들이 좋은 의도의 캠페인 활동을 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따뜻한 격려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발마사지
봉사를 통해 얻은 나의 꿈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전엔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누군가를 도와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작을지언정 남을 섬기는 행동으로 배부름과 행복감을 맛보았습니다. 단순히 시간이나 때우려고 했던 ‘밥퍼’ 봉사를 통해 나눔의 삶, 효 실천과 더불어 나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 활동과 무료급식소 봉사를 다니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값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불쌍한 분들을 접하면서 하얀 간호사복을 입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돌보고 싶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론 간호사관학교에 들어가 간호장교가 되어서 간호학에 대해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아픈 사람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간호사가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겨울, 음료수를 건네주셨던 할머니 댁에 또 연탄 배달을 갈 계획인데 이번에는 할머니를 위해 쿠키를 만들어 가져다 드릴 생각입니다. 할머니께서 함박웃음을 지으실 것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겨울방학이 손꼽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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