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문’ 에만 기댄 야권통합, 이합집산 수준 그치나?
    ‘반문’ 에만 기댄 야권통합, 이합집산 수준 그치나?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0.02.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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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은 11일 통합추진 회의를 갖고 오는 17일까지 조건 없이 통합하고, 통합 후 다른 정치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 민주평화당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왼쪽부터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은 11일 통합추진 회의를 갖고 오는 17일까지 조건 없이 통합하고, 통합 후 다른 정치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 민주평화당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총선을 앞둔 야권의 화두는 '통합'이다. 그러나 '반문' 외에 뚜렷한 접점은 없어 보인다.  

    먼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자유한국당에 신설합당을 제안하면서 한때 보수 통합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12일 "새보수당과 시민단체에선 '새집을 짓자'는 원칙에 맞춰 한국당 지도부(최고위원)가 일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지만, 한국당 측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바른미래·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야당의 통합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은 11일 통합추진 회의를 갖고 오는 17일까지 조건 없이 통합하고, 통합 후 다른 정치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이를 두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제3지대 통합을 위해 노력을 다해주고 있는 박주선 대통합추진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은 손학규·정동영 대표체제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향후 통합까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미 3당 통합이 결렬 수순으로 들어갔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는 12일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 2선 후퇴’ 거부를 이유로 사실상 ‘호남통합(3당 통합추진회의)’ 협상 결렬을 선언할 전망"이라면서 "다만 통합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만약 손 대표가 최소한의 거취 표명을 보이면 이날 오후에라도 통합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3당이 통합하더라도 이후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 까지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박주선 대통합추진위원장도 "손 대표의 '왜 사퇴하느냐'는 얘기는 협상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손 대표가 합당에 걸림돌이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공학적인 결합마저 ‘삐그덕’

    현상 이면을 따져보자. 야권에서 일고 있는 통합 움직임은 이합집산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위원장은 지난 해 11월부터 통합 논의를 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친박계다. 

    비박 김무성 의원은 1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친박이) ‘유승민하고 왜 통합하느냐, 안 된다’ 해서 멈칫거리고 있잖아. 황 대표가 묵살하고 밀고 가야지"라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유 위원장도 승부수를 던졌다. 유 위원장은 불출마와 신설합당을 제안하면서 재차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재건의 3원칙만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유 위원장의 호소에 친박계가 입장을 바꿀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제3지대 3당 통합도 마찬가지다. 공교롭게도 3당의 주요 지역기반은 호남이다. 그래서 만약 합당이 성사되면 호남 기반 지역정당이 등장하는 셈이다. 3당 통합 논의가 나온 시점이 이찬열·김관영·김성식 등 지역구 의원 3명이 탈당한 이후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손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1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통합이 혹시라도 지역주의 정당을 우리 정치에 다시 등장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의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서 타당과의 통합을 병행추진하게 됐지만, 이것이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공학적인 결합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논의는 공학적인 결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원내정당 중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은 사사건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러나 야권이 비판의 수위만큼 적절한 정책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던 적이 더 많았다. 

    선거를 앞둔 이합집산은 우리 정치에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다만 '반문' 정서 외에 각당이 통합 명분으로 내세울 이렇다 할 정치적 의제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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