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금 정부를 맡은 사람들이 자화자찬할 하등의 이유도 없고 또 그럴 때도 아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코로나 사태에 이만큼 대처해가고 있는 것은 지난 70년간 우리가 같이 쌓아온 국가의 역량 덕"이라며, 세계적인 모범 방역국으로 평가받는 현 상황을 순전히 박정희 정권 덕으로 돌렸다.
이어 “저는 1977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의료보험 제도를 만든 당사자로서, 또 지난 1989년 보건사회부 장관으로 앉아 보험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한 사람으로서 이번 보건 위기를 보는 감회가 특별하다"라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박정희 정권을 앞세우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스스로 추켜세운 셈이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매우 혁신적인 의료보험 정책과 고용보험 정책을 통해 위기 국면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맞장구쳤다.
이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정중하면서도 간명하게 질문을 던졌다. 더도 덜도 없이, 단 하나의 문장으로 이뤄진 송곳질문이다.
"박정희 딸 박근혜는 왜 그랬대요?”
공교롭게도 이날 열린민주당 손혜원 의원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 따님은 메르스사태 때 왜 그랬대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를 떠올리면서 던진 질문으로 보인다. 2015년 6월 2일자 〈한겨레〉는 “메르스보다 박근혜 정부 무능이 더 무섭다”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정부의 안일한 방역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크게 실었다.
관련 기사에서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여객선이 침몰해도 우왕좌왕, 치명적 전염병이 돌아도 우왕좌왕. 지금 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드는 건, 무슨 반정부 세력이 아니라 정부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에서는 6개월 동안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메르스가 처음 발견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2위의 피해 규모다.
방역 후진국인 중국에까지 메르스를 전파하며 "메르스 환자를 (자기네 나라로) 보내놓고 그런 줄도 모르는, 2015년의 한국은 방역 후진국이다"라는 비아냥까지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