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경향신문 노사가 택한 건, 그저 '한번만 더 우리의 순수한 취재 의도를 곡해해서 떠들면 법적 대응하겠다'는 엄포다. 놀라웠다. 이 말은 '우리는 검찰 고위 간부와 친한 언론사야. 너 감찰 사건 아직 안 끝났어, 조심해'라는 겁박처럼 느껴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는 5일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가 진혜원 검사에게 위압적인 태도로 전화통화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관해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피해자나 다름 없는 진 검사를 겨냥해 3일 〈경향신문〉마저 소속 기자처럼 오히려 위압적인 톤으로 입장을 밝히고 나온 것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먼저 “내 옛날 취재경험도 있고 해서 〈경향신문〉 법조팀 유 기자의 검사 감찰 취재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았다”며 “나는 두 가지에 놀랐다”고 운을 뗐다.
“일단 취재에 들어갈 때부터 자신이 들은 정보에 대한 지나친 확증적 태도였다. 진혜원 검사가 일단 뭔가 잘못을 했으니 감찰이 들어간 것이라 가정하고, 마치 피의자(?) 대하듯 전화하는 태도였다, 마치 기자가 감찰팀의 일원인 것처럼.”
그는 “그는 해당 감찰이 조직내 눈엣가시를 압박하기 위한 표적 감찰이라든지 자신이 제보받은 정보의 '오염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 보였다”며 “그러니 진 검사도 '처신을 잘 하시라'는 말을 전하는 것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두번째 놀란 건, 경향신문 노사 전체의 태도였다. 사실 이번 논란은 진 검사의 오해와 오버스런 행동(페북 글)이 종합된 사건이지만, 녹취록을 가만 읽어보면 유 기자 역시 취재태도가 영 자연스럽지만은 않다. '적의'라고 해야 하나. 그런 태도만 유지하고, 취재 당사자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하려는 태도가 조금도 안 보인다. 이건 취재 기술적으로도 좀 아마추어적 행동이다.”
그는 유 기자의 태도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조언을 던졌다.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정보를 듣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만, 자신이 받은 정보의 '오염'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는 것이다. 요즘 검찰 출입기자들에게서는 이런 자기 경계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경향신문 법조팀의 문제는 여기에 있는데, 그들은 그저 '성역 없는 감시는 언론의 책무'라는 문장만 기계적으로 읊고 있다. 그 '성역'마저 보이지 않는 어떤 권력이 설정해주고 있는지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