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설마’라는 단어…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부정적인 추측을 강조할 때 쓰는 부사’라고 풀이돼 있다.
실제로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강한 부정을 꾸며주는 말이라는 설명이다. 일상적으로는, 어떤 가상의 부정적인 상황이 실제로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바탕에 깔고 사용하는 단어다.
과연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떠했을까? 결론적으로, '설마'가 사람 잡은 흑역사는 과거는 물론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게 정답이다.
최근 MBC 폭로로 드러난 ‘검찰-언론 유착’ 의혹 사건은 바로 이 ‘설마’라는 반갑지 않은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과 그 후예들이나 저질러온 ‘패악’이 심지어 촛불집회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재연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여전히 ‘설마가 사람 잡는 세상, 설마가 사람 잡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한숨과 장탄식만 나올 따름이다.
SNS에서는 한 네티즌이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린 글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웃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 설마 대놓고 선거 때문에 지역감정 유발하자고 모의하겠습니가? (1992년 초원복집 사건)
- 설마 북풍 불라고 북한에 총 쏴달라고 하겠습니까? (1998년 총풍사건)
- 설마 국정원에서 댓글알바 풀어서 선거 조작하겠습니까? (2012년 국정원 댓글알바 사건)
- 설마 무슨 아줌마 하나가 대통령 뒤에서 국가를 좌지우지하겠습니까? (2016년 국정농단 사건)
- 설마 요즘 시대에 계엄령 선포하고 국회진압을 모의하겠습니까? (2017년 계엄령 모의 사건)
- 설마 언론이랑 검찰이랑 짜고 총선 때문에 여권인사 묻어버리려고 하겠습니까? (2020년 검-언 유착 사건)
그리고는 “이 바닥에 ‘설마’라는 건 없는 것 같다”라고 넋두리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