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세월이 지나 나는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단 노욕에 찬 발언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당선자의 말이다.
그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낙점 받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27년 전 감추고 싶은 과거 전력을 들추어냈다.
그는 이날 1993년 동화은행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사법처리된 전력을 거론, "이제 그만 공적 생활을 정리하시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동대문을의 내 공천을 문제를 거론하며, ‘당 대표를 사퇴한 사람을 공천 주면 안 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보고, 나는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사건 피의자에게 공천 심사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며 공천을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그는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검사의 요청으로 함 검사를 대신해 내가 검사실로 들어가, 20분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 사건을 자백 받은 일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홍준표의 '27년 묵은 뒤끝'이 뒤늦게 작렬한 셈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93년도 검사로서 겪은 일을 정치로 가져와 저격하는 솜씨는 여전하다”며 “웃을 일이 아니다”라고 주목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도 판사해봤지만, 재판중 경험을 공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김 위원장을 좀 옛날 인물로 보기는 하나, 뇌물 어쩌구는 상상도 못했다”고 홍 당선자의 뒤끝에 혀를 찼다.
그리고는 “김 위원장이 절대로 홍 전 대표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이런 저격으로 나타났다”며 “저런 모진 과거가 있으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