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코로나19’로 시름하는 상황에서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교인에게 생활 지원금을 지급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생명사랑교회(담임목사 한문덕)는 올해 부활절을 맞아 전 교인 80명에게 ‘생활 지원금’ 명목으로 5만원씩 지급했다. 2세 아기부터 97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 직업, 성별 구분 없이 똑같이 나눠줬다. 진정한 사회 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을 다하는 미담이 아닐 수 없다.
종교전문 매체인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부활절 예배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한 목사와 전도사 및 장로들은 11, 12일 이틀에 걸쳐 교인 집을 일일이 방문해 전달했다.
지원금이 담긴 봉투뿐 아니라 달걀과 작은 화분, 그리고 담임 목사의 편지도 함께 곁들였다. 생명사랑교회가 시도한 작은 실험이었으나, 교인들의 반응은 전혀 뜻밖의 선물에 어색하면서도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목사는 “코로나19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교회가 생존 공동체로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적은 금액이지만 함께 나누는 훈련을 해보면 좋겠다 싶어 당회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교회 목회운영위원들이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은 '돈'이었다. 1년 예산이 빠듯한 작은 교회에서 전 교인에게 5만 원씩 지급하기란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생존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만들어 가자는 데 동의했고, 마침 상반기 예정 행사가 취소되면서 생긴 작은 여유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생명사랑교회는 분쟁을 겪고 나온 교인들이 모여 2012년에 설립된 평신도 중심의 예배 공동체다. 성경의 말씀에 따라, 본래의 공동체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기성 교회모습을 간직한 교회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한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미래 교회는 다시 초대교회 같은 가정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복음의 본질만 변하지 않는다면 이를 담는 그릇은 어떤 모습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많은 교회가 같은 고민을 나누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