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나는 보수다’라는 말은 어감상 굉장히 안 좋다. 보수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들여다보면, ‘과거를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참다운 보수란 과거를 지키면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잘하고 따라가는 것인데, 나는 우리 당원들 스스로 보수라는 말에 집착하는 분들은 없다고 본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4일 JTBC 〈뉴스룸〉에 나와 통합당이 ‘탈(脫)보수’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입 뻥긋하지 않는 한편 우려를 표하는 반응도 만만찮아 보인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은 4일 정책위원회 세미나에서 “보수진영이 비호감이 된 것은 보수의 가치가 아니라 보수 정치가 실패한 것”이라며 “우린 보수의 가치를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도 5일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 줄 구세주라도 되는 듯 보수정당에 들어와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한다”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당’으로 만들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보다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버럭 발끈했다. 그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70여년에 걸친 보수의 가치가 당신들의 한 방에 훅 가고 있다. 수구적이고, 관료적이고, 부패하고, 퇴행적이고, 비전을 제시 못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을 준 보수를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당을 해체하는 심정으로 개혁하라고 했지, 누가 보수의 가치를 ‘암장’하라고 했느냐. 100명이넘는 국회의원이 찍소리 못하는 구나. 왜 국회의원이 되었나?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