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북, 동학혁명의 시작과 끝 그리고 미래
[르포] 충북, 동학혁명의 시작과 끝 그리고 미래
청주 ‘동학 깃발 문화제’부터 보은 ‘북실 다시 피는 진달래’까지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6.0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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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6일 청주 청남교 소공원에  ‘모두가 평등’, ‘다 함께 행복’이라고 새긴 석장승을 세우고 동학혁명의 정신을 기념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6일 청주 청남교 소공원에  ‘모두가 평등’, ‘다 함께 행복’이라고 새긴 석장승을 세우고 동학혁명의 정신을 기념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모두가 평등’, ‘다 함께 행복’ 작고 아담한 두 개의 석장승이 동학하는 사람들의 소망을 품고 청주 무심천에 세워졌다.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동학혁명 126주년을 맞은 올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시도됐지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 취소되고 축소됐다.

하지만 충북의 동학은 달랐다. 127년 전 동학혁명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보은취회를 비롯해 김개남 장군의 청주성 전투, 마지막 북실전투까지 혁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지역인 충북에서는 올해도 ‘사람이 하늘’인 뜻을 기억하고 기념했다.

청주에서는 충북동학혁명기념사업회 주관으로 ‘동학 깃발 문화제’가 마련됐고 보은에서는 ‘북실, 다시 피는 진달래’가 열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대의 전환을 이끌어낸 동학혁명의 의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아울러 동학이 단순한 기억과 추념에 머물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미래의 대안으로 재평가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청주와 보은에서 열리는 동학 행사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을 가득 담았다. 

6일 충북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청남교 소공원까지 깃발퍼레이드가 진행됐다. 깃발에는 ‘사람이 하늘이다’를 비롯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까지 다양한 희망이 펄럭였다. 

깃발에 저마다의 소원을 쓰고 대나무에 엮어 어깨에 걸머지고 유월의 뙤약볕 속에서 꿈을 향해 걷는 사람들은 100년 전의 동학군이었고 오늘의 동학인처럼 보였다. 

동학 희망 깃발 퍼레이드, ‘사람이 하늘이다’를 비롯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등 다양한 희망이 펄럭였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동학 희망 깃발 퍼레이드, ‘사람이 하늘이다’를 비롯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등 다양한 희망이 펄럭였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기념사업회 회장인 김양식 박사는 “동학혁명 당시 농민군의 깃발은 불의에 맞서 정의로운 저항을 하겠다는 선언이며 상징이었다”며 “오늘 코로나19의 부담을 떨치고 들어 올린 깃발은 개인에게는 행복을, 지역에는 웃음을, 나라와 세계에는 평화를 희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남교 소공원에는 지난해까지 목장승 6기가 세워졌다. 올해는 특별히 석장승으로 준비됐고 ‘모두가 평등’, ‘다 함께 행복’이라는 소망을 담았다.

앞서 기념사업회는 5월 11일인 국가기념일 행사 코로나19로 연기했다. 그동안 조완주 사무국장의 삼보일배, 박맹수 원광대 총장의 '코로나19이후 미래사회와 동학정신' 초청 강연회, 다락방의 불빛이 주관한 '동학콘서트' 등을 거쳐 이날 깃발 퍼레이드와 석장승 세우기로 마무리했다.

박맹수 총장의 강조하는 동학의 ‘유무상자’ 제도가 이번 행사에도 빛났다.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이 시와 음악을 준비하고 주먹밥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사람이 하늘’인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희망했다.

보은에서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보은 동학혁명기념공원에서 보은취회 127주년을 기념하는 ‘북실, 다시 피는 진달래’가 진행됐다.

보은은 그야말로 동학의 땅이다. 1893년 보은 장안 뜰에서 수많은 동학인 들이 모였던 ‘보은취회’는 동학혁명의 전야였고 근대 시민혁명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북실전투는 혁명의 마지막 피가 스며든 아픈 곳이다.

이들도 올해 행사에서는 동학이 품은 꿈과 혁명정신을 기리며 더 나은 내일을 지향했다. 취회모심 첫날 청수 한 그릇으로 하늘에 고하고 자기 방식의 수행으로 통한 생활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장승’을 표현했다.

이야기 마당에서는 한용진 위원장의 ‘사회운동으로서의 보은동학’ 정민 충청대 강사의 ‘보은동학과 시’ 백승종 전 서강대 강사의 ‘미래의 동학혁명’, 조성환 원광대 박사의 ‘코로나19와 다시 개벽’ 등이 논의됐다.

아울러 기념공원에서 가마실까지 북실전투지 순례도 이어지고 하늘과 땅, 사람이 어우러진 신명나는 풍류마당도 함께 했다.

보은취회 127주년을 기념하는 ‘북실, 다시 피는 진달래’, 이들의 이야기는 사흘밤을 비롯해 나흘동안 이어졌다. 사진=보은취회접주모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보은취회 127주년을 기념하는 ‘북실, 다시 피는 진달래’, 이들의 이야기는 사흘 밤을 비롯해 나흘동안 이어졌다. 사진=보은취회접주모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보은취회는 1998년 박윤수 씨가 ‘4331솟대 장승 굿’을 시작으로 22년째 추진하고 있으며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최초의 민회며 동학혁명의 모태로서 근현대 민족민중 운동의 벼리인 1893년 보은취회와 1894년 북실전투의 뜻을 기리고 되새기어 모심과 섬김을 바탕으로 하늘·땅·사람이 더불어 행복한 생명살림 삶결이 살아 숨 쉬는 두레세상을 일구어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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