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뒤끝이라도 남아있는 것일까? 아니면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19.55% 대 52.79%라는 득표율로 참패했던 악몽을 아직도 떨치지 못한 때문일까?
한때 서울시장직 후보까지 양보하면서 고인에게 '공덕'을 베풀었던 안 대표가 11일 싸늘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고인의 빈소에 아예 조문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고인의 장례를 ‘서울시장(葬)’으로 치르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을 정도다. 누구보다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터라, 안 대표의 이같은 입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참담하고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이란, 비서실 직원에 대한 故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처럼 불미스런 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인에 대한 강한 불만과 유감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또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 이 나라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발언에 수긍하는 이도 더러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편이고, 살면서 저만큼 독한 사람 못 봤다"며 "입으로 뱉은 말은 죽더라도 지키자는 주의다"라고 밝혔다. 나름대로 고인에 대해 '죽더라도 지키기로' 다짐한 자신만의 독한 약속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한편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9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하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고인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고인은 이후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으나, 현실 정치에서는 서로 방향을 달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