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15일 전광훈 목사와 극우 보수단체가 주도한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는 아수라장, 난장판 그 자체였다.
이들에게 ‘코로나19’ 방역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 아니, 방역당국의 강력한 권고마저 아예 귀를 막거나 패대기치는 등 무정부 상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17일 미래통합당은 “‘방역’이야말로 최고의 경기부양책이자 국민들 마음을 위로할 최선의 방법인데 정부당국이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비규환의 집회를 지켜본 황규환 부대변인의 논평은 그러나 헛소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집단감염이 우려돼 집회 참여를 중단해달라는 방역당국의 간절한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정작 대형사고를 친 집회 주도자들에 대해서는 건너 뛴 것이다.
전 목사가 확진자로 판명되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이를 사실상 방조한 통합당으로 불똥이 튀자, 통합당은 '전광훈 책임론'에 공식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우리를 엮지 마라”며 선을 긋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8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후 기자들에게 "광복절 집회하고 야당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추호도 없다'고 딴전을 피웠다.
하지만 그는 앞서 11일 “당원들 스스로가 참여하고 싶은 건 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발적 참여에 동의했고, 이날 집회에는 홍문표 의원을 비롯, 김진태(춘천갑 당협위원장) 민경욱 전 의원(연수구을 당협위원장)이 참석했다. 통합당이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따른 방역당국의 경고에도 집회를 강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나갔다는 그 엄중한 메시지를 민주당과 청와대는 새겨들어야 한다"라고 오히려 전 목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오죽 했으면 코로나 위험을 무릅쓰고 집회에 나갔겠느냐'는 이야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겨냥, “8.15 광화문 불법집회 방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국가방역 교란과 코로나 재확산을 초래한 지지세력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질 것과, 그에 대해 국민들께 즉각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입원 과정에서 도망친 것이 벌써 두 번째다. 교회 검사대상자 4천여 명 중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신도와 방문자가 700여명에 달하며, 심지어 조직적으로 감염을 은폐해왔다. 그 상황에서 광화문 광장을 누비며 수도권 코로나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지금까지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는 457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