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
《김두일 시론》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9.05 21: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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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시론》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5일 의사들이 집단행동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것 중 하나로 '학력 드립'을 치명적인 원인으로 꼽았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5일 의사들이 집단행동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것 중 하나로 '학력 드립'을 치명적인 원인으로 꼽았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재미없는 의사 이야기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쓴다.

왜 의사들의 이번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욕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진료거부의 상황에서 의사들이 보여준 몇몇 장면을 가지고 이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 글은 의사들을 비난하려는 목적의 글이 아니다. 다음에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부디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1.
인간은 모멸감을 느낄 때 가장 크게 분노한다. 모든 저항은 분노에서 나오지만, 분노의 이유는 대부분 모멸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로 국민 모두가 힘든 가운데, 특히 고생하는 의료진들에게 물질적으로 무언가를 줄 수 없으니 마음으로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한 국민들의 ‘덕분에 챌린지’라는 캠페인이 있었다.

그런데 의대생들은 그것을 비웃고, 고마워 하는 국민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덕분이라며 챌린지’ 일명 ‘거꾸로 챌린지’의 퍼포먼스 캠페인을 했다.

이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에게 ‘F You’를 날린 것이나 다름없다.

2.
나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이것을 통해 과연 의사들이 얻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의사들 집단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을 하는 부분이 조금도 없다. 또한 그들이 비웃고 모욕을 한 대상은 그들에게 고마워 하는 국민이다. 그들 투쟁의 대상인 정부도 아니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반대하는 국민들도 아니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던 국민들을 모욕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던 것일까? 이건 아직까지도 정말 궁금하다.

3.
더구나 의대생들은 코로나에 헌신한 의료진들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자신들이 그 고마움의 대상도 아닌데 대신 나서서 고마움을 모욕한 것이다.

선배 의사들이 머리가 있었다면 그 행동을 빨리 중단시키고 사과를 시켰어야 하는데, 그냥 방치했고 나아가 응원했다. 시작은 의대생들이 했지만, 의사협회 차원에서 이 캠페인을 확산시키고 지지했던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모멸감을 준 대상이 '의사들 전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혐오를 주기 시작한 첫번째 계기가 난 이 ‘덕분이라며 챌린지’라고 생각한다.

4.
두번째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 의사 개개인이 단 패륜적인 악플이다. 의사도 사람이니 화가 나면 욕도 할 수 있고 악플도 달 수 있다.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윤리와 관련된 패륜적 악플은 그들 직업군에 대한 욕을 먹게 하는 행동인지 왜 모를까?

가령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의 부모에게 “진료거부권이 있었으면 당신같은 사람들 다 병원문턱도 못 밟을텐데 ^^” 라는 식의 악플을 달고, 그게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신상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한다.

어떤 의사들 단톡방에서는 “전라도 좌파새끼들은 내시경 검사 받으러 오지 말고 조기위암 말기로 죽어버리길”이라는 패륜적 악풀도 유출되었다.

개개인의 일탈이라고 넘겨 버리기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돋보이는 악플이라 더 화제가 되었다. 

5.
세번째는 진료거부기간 중 응급환자들의 사망이다. 이 부분은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는데 꽤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정부와 의사들의 정치적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응급환자들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으로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응급환자의 사망사고들이 자주 있는 일인지, 혹은 이번 진료거부사태로 발생한 일인지는 일반 국민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웅급환자를 운송중인 구급차가 길에서 골든타임을 허비하다가 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들이 연이어서 나왔다.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사망하게 했던 병원 중에 한 곳인 상계백병원에서는 “소방서에서 심정지 환자라고 이야기했다면 받았을 것이다”라고 119구급대로 책임을 전가했는데, 소방서에서는 모든 상황을 다 녹음하고 있어 병원 측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의사들이 더욱 비난을 받게 되었다.

6.
네번째는 자신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배포했다는 점을 들고 싶다. 충분히 의료 현안만 가지고 설명을 해도 되는데, 의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자극성을 담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고 여기에 정치적인 메시지까지 담았다.

"공공의료가 공산주의 의료시스템이다. 공공의료는 권력자들과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자식들 의대를 보내기 위한 음서제도이다. 공공의료는 전라도 특혜다... 등등"

이런 내용들은 언론이나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구호이기는 하지만, 팩트가 아니라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실과 다른 내용들을 이것저것 짜깁기해서 가짜뉴스화 했으니 당연히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너무 뻔한 거짓말을 많이 했다.

7.
여기에 의료 현안과 무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주장까지 했다.

부동산정책,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문제 등이다. 특히 조국 딸 세브라스 병원 관련한 악의적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배포했고,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와 콜라보까지 했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의사들의 진료거부가 의료계의 문제인지 혹은 정치적 투쟁인지 헷갈릴 수 밖에 없었다.

가짜뉴스와 정치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주장은 의사들이 왜 집단행동을 하는지 국민들에게 이해를 못 시킬 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실을 주장해도 믿기 힘든 부작용마저 생기는 효과로 이어졌다.

8.
다섯번째는 학력 드립이다. 이것은 막바지에 꽤 치명적이었다.

자신들은 ‘전교 1등으로 의대에 왔기 때문에 우수한 의사이고, 공공의대에 입학하는 이들은 자신들보다 공부를 못하기 때문에 돌팔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이 부분은 참 할말이 없다. 이렇게 정서적인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의사라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그저 소름을 끼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9.
국민들은 '시험점수가 높은 것이 과연 의사의 자질과 상관이 있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에서 '정말 의사들이 모두 전교1등이 맞는가'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90년대 초반까지 의대가 최고 수준의 인재가 가던 학과도 아니었고, 최근에는 수능 최저점이 없이 의대에 입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공부 좀 하던 수재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언급이기도 하다.

사실은 ‘전교 1등’ 드립보다 ‘공공의대 출신은 돌팔이’라는 주장을 너무나 당당하게 하는 것이 의사들의 자만감이 더욱 국민들의 짜증을 불러오는 대목이었다는 것을 의사들은 지금이라도 알아야 할 것이다.

10.
이 외에도 여러가지 내용들이 더 있지만, 나는 대략 이 정도의 이슈들이 의사들 집단행동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중요한 이유로 꼽고 싶다.

의사들 집단행동 관련한 글은 여기까지만 하고 당분간 쓰지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싶으면 정서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행동을 해라. 좋은 의사는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온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정서적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의사이다.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능력과 정서적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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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2020-09-08 02:07:27
의료계든 정치계든 종교단체든 타인과의 소통능력이 중요한데 소통능력의 바탕은 공감능력입니다.
최근 무질서는 공감능력이 없는 좀비들의 확산 탓 아닐런지요?
정부의 엄격한 원칙이 치료제이며 예방책이리라 봅니다. 좀비 비율이 10% 이하로 낮아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나나 2020-09-06 12:12:02
이번에 전교1등이었다고 자부하는 의사들의 민낯을 뚜렷이 보았다. 혹시 이런 의사들한테 진료받게될까봐 걱정된다. 마취중에, 진료중에, 과잉진료에 어떤 피해를 당할지...자기들 이익을위해선 국민들 몇명 죽어나가도 눈하나 깜빡하지않는자들이라. 성적1등이면 뭐하나 인성은 꼴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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