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부여=김갑수 기자] #장면 1: 백제의 마지막 임금 의자왕(재위: 641~660). 무왕의 맏아들로 태어나 태자 때부터 효심이 지극하고 형제들과 우애가 깊어 해동증자(海東曾子)로 불렸다. 특히 국정 쇄신과 함께 고구려와 연합해 신라를 공격, 영토를 확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자왕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삼천궁녀와 놀아나다 나라를 망친 인물’로 묘사돼 있기 때문이다. 백제 패망의 책임론과 결부돼 그에 대한 곱지 않은 눈길은 이어지고 있다.
#장면 2: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백마강에 있는 조룡대(釣龍臺)라는 바위에는 백제의 패망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중국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함락시켰는데 갑자기 태풍이 불어 수 백 척의 병선이 순식간에 뒤엎어지고 말았다는 것.
이에 소정방은 굵은 철사로 줄을 만들고 백마를 미끼로 낚시를 해 결국 백제를 지켜온 강룡(江龍)을 낚았다는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럴 듯한 이야기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철저하게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된 역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룡대 전설의 경우 백제 부활에 대한 의지와 염원의 싹을 자르기 위한 고도의 상징·조작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여군이 사비백제사 재정립 작업에 본격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군은 9일 군청 서동브리핑실에서 ‘사비백제사 재정립 편찬위원회’(편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는 군이 (재)백제고도문화재단과 협약을 체결해 금년부터 추진하는 사업으로, 사비백제사에 있어 그동안 승자 중심의 기록으로 인해 저평가되고 왜곡된 내용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대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편찬위원회의 위원장은 성정용 충북대 교수가, 위원은 권오영 서울대 교수와 정재윤 공주대 교수, 김낙중 전북대 교수,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았으며, 백제사 관련 전문가 29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하게 된다.
연구 결과물로 편찬될 책은 ▲사비시대를 연 성왕과 사비도성 ▲불국토의 나라와 유려한 백제문화 ▲백제와 함께한 의자왕 이렇게 총 3권으로 구성된다.
앞으로 교정과 감수 과정을 거쳐 오는 2021년 12월 발간될 예정이다.
취임 초기부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명해 온 박정현 군수는 “부여는 사비백제 시대의 마지막 도읍지이고, 우리 군민들은 모두 백제의 후손으로서 그동안 전해져 온 사비백제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후대에 전할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객관적이고 다양한 역사적 근거와 자료를 반영해 백제사의 필독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국사기의 역사 왜곡을 철저히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