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우의 환경이야기] 문장대온천 개발저지 35년
    [염우의 환경이야기] 문장대온천 개발저지 35년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0.02 18: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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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대온천 개발을 저지하기위한 현장 집회 모습.
    문장대온천 개발을 저지하기위한 현장 집회 모습.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거리는 멀리 마음은 가까이...’ 이번 추석에 등장한 새로운 인사문구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편이다. 추석을 앞두고 충북도민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도착했다. 9월 24일, 환경부가 ‘문장대온천 관광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재협의에 대하여 반려 처분했다는 소식이다. 주민 의견 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이며, 온천개발사업에 대하여 또 한 번의 종지부를 찍었다. 35년 동안 고향을 지키기 위해 열 일 제쳐놓고 대응해 온 괴산과 충주 주민들에게 이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

    문장대·용화온천 개발사업은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중벌리 일원에 추진되어 온 대규모 온천 관광지 개발사업이다. 같은 온천 수원 임에도 불구하고 용화지구와 문장대지구로 구분하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온천공이 위치한 용화지구의 경우 국립공원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인허가 절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곳은 모두 달천 최상류 속리산 국립공원 자락으로 백두대간의 서쪽 한강수계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도경계가 충청북도 쪽으로 들어와 있는 전형적인 수계이탈 지역이다. 행정구역은 경북에 속하는데 생활권은 충북 보은과 괴산에 가깝다. 대학 때 보은지역으로 농촌활동을 갔는데 이곳까지 활동 범위로 포함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곳에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결국 개발의 이익은 경북 상주 쪽에서 취하겠지만 환경오염의 피해는 하류지역인 괴산, 충주, 충북과 수도권 주민들이 입게 되는, 환경적으로 볼 때 매우 부정의한 사업인 것이다.

    이곳을 흐르는 신월천은 화양천과 함께 달천의 최상류 지류하천이다. 청정지역으로 목표수질은 매우 좋음(1a등급)으로 설정되어 있다. 달천은 속리산 기슭에서 시작하여 괴산군과 충주시를 거쳐 남한강에 합류하는 충청북도의 대표적인 하천이다. 지역 주민들의 상수원이며 사담계곡, 옥화구경, 후평숲유원지, 괴산댐, 제월대, 수주팔봉, 탄금대 등 천혜의 생태환경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 하루 6,842톤 가량의 오폐수를 방류될 경우, 신월천은 목표수질을 유지할 수도 없으며 하류인 달천과 한강의 수질오염과 생태계 훼손은 자명한 일이다. 온천수질 자체도 문제다. 국내 대표적 온천의 수온이 48~78℃인데 비해, 심도 300~400m에서 뽑아 올린 문장대용화온천의 온도는 30~32℃에 불과하다. 끓여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성분은 문제이다. 불소의 농도가 9.6㎎/L로 수질기준의 6배 이상이다. 인체에 위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문장대·용화온천 개발사업은 1985년 160만평의 온천지구가 지정되면서 시작되었다. 1987년 온천관광지 조성계획이 승인되고, 1989년 지주조합을 설립하였다. 1992년 개발이 본격화되자 괴산군, 충주시 등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저항도 본격화되었다. 1994년에는 온천개발저지충도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펼쳤다. 완강한 반대활동에도 불구하고 1996년 상주시는 사업시행 허가를 승인했고 지주조합은 그해 8월 공사를 강행하였다. 공사저지와 현장농성 등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며 대립이 격해졌다. 서명운동, 법률적 대응, 현장조사, 권기대회 등 집회시위가 범도민적 활동을 펼쳐갔다. 마침내 2001년 대법원 판결로 용화지구 개발이 중단되고, 2003년 대법원 판결로 문장대지구 허가가 취소되었다. 판결의 이유는 수질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민들의 환경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었다. 투쟁의 종결과 승리를 자축하면서 충북도민대책위원회는 해단식도 치렀다. 하지만 2004년 상주시가 오·폐수 처리공법을 일부 변경한 문장대온천 관광지조성사업의 시행을 재허가 하면서 갈등이 재현되었다. 2009년 10월 또 다시 대법원의 판결로 사업은 중단되었다. 우리나라의 환경 관련 분쟁에 있어 환경권이 승소한 대표적 판례를 남긴 것이다. 

    속리산 문장대에서 문장대온천 개발저지 운동.
    속리산 문장대에서 문장대온천 개발저지 운동.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두 차례의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몇 년 후 온천개발의 망령은 되살아났다. 2013년 지주조합은 956,000㎡ 규모의 문장대온천 관광지 조성사업을 다시 추진하였다. 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하자 충북도민들의 반발과 저항도 다시 시작되었다. 문장대온천개발저지충북범도민대책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전열을 정비하였다. 2018년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본안을 접수하였으나 지난 9월 24일 환경부가 ‘문장대온천 관광지 조성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본안을 접수하였으나 반려 조치되었다. 2020년 7월 유권해석을 핑계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역시 반려 처분되었다. 타당한 조치이다. 주민 의견 재수렴 규정 위반, 환경영향평가 준비절차 규정 위반,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관리 기본계획 미반영, 자연생태환경분야 조사자료 부적합, 유권해석 상의 오류 등 반려되어야 하는 근거는 차고 넘쳤다. 

    청주환경운동연합이 창립한 1996년, 이미 온천개발 사업은 추진되고 있었고 지역주민들의 반대활동도 가열되고 있었다. 그해 8월 착공이 이루어졌다. 현장에는 지주조합 등 개발 관계자들은 물론 괴산·충주지역 주민들, 개발저지대책위원회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포크레인은 굴착작업을 하고 있었고, 숲은 파헤쳐져 벌건 토양을 드러내고 있었고,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청주환경운동연합의 실무활동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1년도 되지 않은 신생단체의 미숙한 젊은 활동가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전문 환경운동단체 소속의 익숙한 활동가들로 비추어졌을 지도 모른다. 바라보는 그 애절한 눈길을 잊을 수 없다. 용감해지지 않을 방법도 없었다. 활동가들은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굴삭기 밑으로 들어갔고 맨몸으로 부딪히며 공사를 중단시켰다. 그리고는 텐트를 치고 45일 간의 현장 농성을 이어갔다. 

    얼마 후 지주조합 측의 공사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활동가 3인은 현장 출입에 제한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달포의 기간은 지역주민들이 각성하고 결의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현장농성은 괴산군민들에 의해 2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이후 범도민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법률적 소송과 현황조사 등이 병행되어 결국 대법원 판결로 온천개발이 중단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초기에 현장을 이끌던 사무국장은 나와 동창이며 훗날 4대강사업에 맞서 이포보에 올라 고공농성을 펼친 사람과 동일인물이며 현재 서울에서 한강가꾸기로 분주하다. 이후 45일간 현장농성을 지속하며 괴산주민들의 활동을 이끌어낸 후배활동가는 현재 세종시 환경운동을 이끌고 있는 사람과 동일인물이다. 나는 당시 충북지역의 양대 환경현안이었던 무분별한 생수개발 반대운동에 집중하면서 때때로 온천개발 현장에도 달려가 지원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결국 25년째 온천개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반대운동에 일조하고 있다. 

    생존권과 환경권을 지켜온 문장대온천 개발저지활동은 환경운동사에 남을 만한 주민운동사례이다. 35년의 경험과 신념이 축적돼 있는데, 앞으로 그 만큼을 더 버티지 못할 이유도 없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투가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류는 처음으로 개발성장주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숲과 땅을 파헤치고 오폐수를 방류하는 온천개발은 이제 누가 봐도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찐따 사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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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숙 2020-10-03 05:47:04
    환경을 생각 해서 속리산에 송이철이면 청주사람이 쓰래기을넘 버리고갑니다 청주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