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대전시 조직·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대전시 공직사회에 입문한지 30년, 은퇴를 앞둔 지역 공직자 한 명이 “대전시는 조직·인사 피해를 받은 직원에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다”며 “약육강식의 무한경쟁체제를 방조하는 세력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 소견을 밝힌 것이다.
윤여백 현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팀장 이야기다.
윤 팀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연말이면 공로연수를 생각하고 있으나, 후배 공직자에게 몇 마디 고언을 하고자 현직에 있으면서 글을 남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칭 서울의 명문대(고려대)를 졸업하고, 1990년 11월 행정9급으로 대전시 공직에 입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나를 대전시 공직자 가족으로 함께 해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젊음을 모두 보내버린, 지금 나의 직급은 전산6급”이라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대전시 9급에서 5급까지 평균 24년 8개월이 소요된다’고 보도된 바 있다.
윤 팀장은 이를 언급하며 “‘나 참 바보처럼 30년을 살았구나. 함께 신규자 교육을 받던 이는 4급으로 근무하고 있는데”라며 “이제는 후배 공직자에게도 부끄럽다”고 한탄했다.
이어 “대전시 조직·인사시스템은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으며, 그 능력을 발휘 못하게 하고 있다”며 “‘현재 조직·인사에 피해를 받고 있다’는 직원에게 구제 방안을 강구하려는 노력 대신, ‘피해가 너무 커 고통스럽다’는 직원에게조차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감내하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시 공직사회를 보며 ‘동물의 세계’라 비유했다.
선후배 직원 간 최소한 예의는 무너지고, 먼저 잡고 추월하려는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에서나 볼 듯한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다는 것.
윤 팀장은 “아무리 공지세계도 무한경쟁체제라지만, 그런 체제를 방조하는 세력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건강하고, 도의가 있으며, 선의를 갖고, 서로 협력하는 체제 속에서만 공직세계의 앞날이 밝을 것”이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