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인권을 우선하는 정부만 구성되면 나타나는 열사 행세는 라오콘의 뱀처럼 간사하고 징그러워 보일 뿐이다.”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11월 들어서기 무섭게 다시 정곡을 찔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싶어 안달하는 일부 검사들의 해코지를 겨냥한 비유다.
그는 이날 〈라오콘의 뱀,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테라토마들〉이라는 페이스북 글에서 ‘커밍아웃'한 검사들을 겨냥,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이 남긴 ‘트로이 목마(木馬)’가 간계라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아테나의 노여움을 사 두 아들과 함께 큰 뱀에게 물려 죽었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 라오콘에 빗대 비판했다.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 병사들이 야밤에 목마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트로이 성 문을 활짝 열고, 이 틈을 노려 그리스군이 전면 입성함으로써 10년에 걸친 공성전이 허무한 막을 내렸던 사건을 그렸던 호메로스 작 일리아드 후속편격인 퀸투스 스마이니어스의 '포스토메리카(Posthomerica)'에 나오는 에피소다.
“비록 트로이는 전쟁에서 졌지만, 그리스의 영웅 아킬리우스는 파리스가 쏜 독화살을 맞아 사망하고, 전쟁을 일으킨 그리스 연합국의 왕 아가멤논은 귀국 후 아내인 클리타임 네스트라에게 살해 당합니다.”
그는 “결론이 이럴 줄 몰랐죠? ㅋ. 아내에게 살해당합니다!!!””라며 “트로이 왕족인 이니어스는 무사히 트로이를 탈출하여 1,000년 이상 지속된 제국인 로마 건국의 기초를 다지고, 전쟁을 일으킨 그리스 연합은 서서히 멸망한다”라고 적었다. '아내에게 살해당한다'는 대목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 검찰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풍광으로 스토리를 이동시켰다.
“사실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무슨 열사 난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죠? ㅋ. 많은 분들이 화환 많이 받으신 분이야말로 아가멤논같은, 왕이 되실 분이라고 칭송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권을 우선하는 정부만 구성되면 나타나는 열사 행세는 라오콘의 뱀처럼 간사하고 징그러워 보일 뿐”이라며 “아울러 열사 행세를 하면 할수록 검찰의 권한을 제한하고, 쪼개고, 분산하는 방향으로의 개혁 필요성을 더 심각하게 광고할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을 완성하여 1,000년 인권국가의 기틀을 다져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화제를 故 노무현 대통령 당시로 돌렸다.
“17년 전, 검찰의 권한 남용을 제도적으로 견제하고자 처음 시도한 노무현 대통령님이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 테라토마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셨고, 그 후 테라토마들은 그 보복으로 '논두렁시계' 운운하면서 대통령님을 사망하게 했다.”
그는 “이제는, 자기들이, 본분을 완전히 망각한 채 접대를 받는 역겨운 행위를 하거나, 부당하게 수감자의 면회를 제한하는 망행을 하거나, 수사를 방해하거나, 눈치를 보면서 특정인이 관련되어 있는 사건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으려는 비겁하기 그지없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바로잡으려는 조치에 대해 집단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검찰의 패악상을 신랄하게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