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95] 별리(別離)의 숙명을 지닌-공주시 탄천면 덕지리 버드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95] 별리(別離)의 숙명을 지닌-공주시 탄천면 덕지리 버드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0.11.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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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사진 채원상 기자, 글 윤현주 작가] 별리...... 나눌 별(別), 떠날 리(離). 서로 갈리어 떨어짐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별리 즉, 이별을 반복한다.

    이별의 이유가 개인의 선택이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든 상관없이 이별은 아프고 시리다.

    횟수를 아무리 거듭한다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별이라 하지 않던가.

    그런데 여기, 이별이 일상이 된 나무가 있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휘어지고 꺾이며 살아온 생이 줄기와 가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300년 수령의 이 버드나무는 별리가 생(生)이다.

    공주시 탄천면 덕지리 이 차선 도로 중앙에 자리한 이 버드나무는 매일 오가는 차를 바라본다.

    매일 수없이 많은 이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버드나무를 애써 기억에 담지 않는다.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도 잠시 쉬어가는 이 없고, 계절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는 이도 없다.

    사람들은 그저 무심히 스쳐 지날 뿐이다.

    하지만 나무는 이런 현실에 개의치 않고 기꺼이 풍경으로 남았다.

    그리고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부지런히 삶을 채워 왔다.

    누군가에게 가깝게 다가서지 않아도, 밤하늘의 별과 달처럼 먼 거리에 존재한다 해도 자신의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늘 관계 속에서 허덕이며 산다.

    조금 더 주목받고, 조금 더 인정받고, 조금 더 사랑받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누군가가 나를 떠나려 하거나, 떠나 버렸을 때 그 공허함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는 경우도 허다하다.

    타인으로 인해 나의 일상이 저울질 되는 삶을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의 중심축은 언제나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비록 그것이 휘어지고 꺾인 삶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숙명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의 삶을 가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숙명을 거부하며 스스로 상처를 낼 필요도 없지 않을까?

    주어진 환경 속에서 깊고, 넓게 스스로의 자리를 넓혀 가는 버드나무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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