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무단결근에 헬기까지 동원했는데 승진’
[김선미의 세상읽기] ‘무단결근에 헬기까지 동원했는데 승진’
대전소방본부의 이상한 승진 인사, ‘부모 찬스’ 공정성 논란 야기
소방청 감사 착수, 직장협 혈연‧학연‧지연 후진적 인사제도 개탄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1.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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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우리사회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극한의 시간을 건너며 맞은 새해 벽두부터 지역 공직사회의 ‘부모 찬스’를 이용한 불공정한 인사 논란이 전국 뉴스로 등장했다. 

'가족 찬스’ 논란, 과연 인사 불공정‧특혜 이번이 처음일까 

“절차상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던 대전소방본부가 6일부터 사흘간 소방청 감사를 받게 됐다. 정상적인 감사라면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조용히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전소방본부의 소방청 감사가 밖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승진 인사를 둘러싼 ‘부모 찬스’ 논란 때문이다. 

공직사회에서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다반사다. 새삼스러운 일도 드문 일도 아니라는 얘기다. 인사 후 조용히 지나가면 그게 더 이상하다. 기록경기처럼 딱 떨어지는 객관적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애초에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전소방본부 인사는 누가 봐도 ‘공정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대전소방본부의 해명처럼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몰라도 그냥 넘기기에는 상식선에서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절차, 공정성 문제없다는 해명에도 상식선에서 의구심 자아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전소방본부는 지난해 말 심사 승진에서 근무 연수 3년이 넘은 직원들을 모두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승진시키면서 단 3명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에서 탈락한 당사자로서는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자리를 경력 1년 11개월과 2년 6개월 된 직원 등 3명이 채웠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교 승진 소요 최저 근무 연수는 1년으로 경력 1년 이상이면 가능하다. 이번 소방교 승진심사 대상자 72명 중 최종 승진 대상자는 24명였다. 이중 근무경력 3년 이상 직원이 12명, 2년 이상 9명, 2년 미만 3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 3년간 소방교 승진자 164명 중 근무연수 2년 미만자는 6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무려 42%에 이르는 수치다. 10명 중 4명은 경력 2년 미만인 셈이다. 

경력 짧은 것 문제 삼기 어렵다지만 하필 전‧현직 소방 자녀

이러한 승진 관례에 비춰 보았을 때 경력이 짧다는 점을 문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하필이면 이들 3명 모두 전‧현직 소방간부 자녀들이라는 점이다. 

‘부모 찬스’라는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가. 이것도 우연일 수도 있다. 부모가 소방간부라고 해서 그 자녀들이 배제되고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 역시 공정한 인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현직 소방 간부 자녀에 무단결근으로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가 포함되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직사회에서 무단결근은 커다란 오점이다. 게다가 수색을 위해 소방인력과 헬기까지 동원하는 소동을 벌였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물의 일으킨 소방간부 자녀 포함 특혜 논란 더욱 커져

면죄부를 받을 만큼 오래된 일도 아니다. 지난해 1월의 일이니 채 1년도 안 된 기간이다. 무단결근의 이유가 무엇이 됐든 자숙과 근신이 먼저이지 승진을 하기에는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한편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는 없었는지도 의문이다. 징계가 있었다면 당연히 인사 평정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일 텐데 이러한 악조건을 넘어 승진할 수 있었다는 데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 찬스’ 아니면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소방청이 감사에 착수한 만큼 섣부른 예단은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찬스’ 논란은 인사 불공정이 과연 이번이 처음일까 하는 합리적인 의구심마저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인사를 둘러싼 불만과 잡음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1년도 안돼 승진,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는 없었는지도 의문 

이를 방증하듯 일선 소방서 등 소방본부 산하 6개 직장협의회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 찬스’는 물론이고 ‘아빠, 친구 찬스’ 등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과 불만이 한 두 해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다며 “1천500여명 조직을 고작 혈연과 학연, 지연이라는 후진적 인사제도로 이끄는 현실이 창피함을 넘어 개탄스러운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심사 승진자 전원의 최근 3년간 근무성적 평정과 친인척 관계, 승진심사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라”며 “특혜 의혹을 받는 직원의 인사 발령을 유보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채용, 입시와 관련한 공정성 문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서 보듯 강력한 휘발성을 지닌 우리사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의혹 규명과 함께 누적된 인사불만 불합리성 개선책 필요

소방청이 불거진 의혹에 대해 미적거리지 않고 곧바로 감사에 착수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우선 논란이 된 심사 승진에 ‘가족 찬스’가 실제로 작용했는지 특혜와 불공정성 여부를 가려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에 따른 조치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차제에 소방청은 재발 방지와 더불어 내근자에 비해 현장 근무자를 홀대한다는 등의 인사와 관련한 누적된 불만과 불합리함 등에 대한 개선책도 함께 마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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