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임종석의 사고, 지나치게 얄팍하고 낡은 수준"
최동석 "임종석의 사고, 지나치게 얄팍하고 낡은 수준"
- "임종석,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지극히 협소한 시각"
-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말은 아주 정확한 표현"
- "지지율 떨어진 이낙연 대타로 나오고 싶으면, 공부 좀 하라"
- "양극화 심화현상, '부익부빈익빈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
- "현재 1인당 월 50~100만원 정도 기본소득 지급이 대안"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2.15 00:06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14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기본소득론에 관한 글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개인 과외교사처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14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기본소득론에 관한 글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개인 과외교사처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훈장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기본소득론에 관해 임 전 실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개인 과외교사처럼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이나 정세균 같은 구시대적 인물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뭐라고 했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그들이 기본소득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라며 "그런데 비교적 젊은 친구인 임종석까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말을 해대고 있으니 참을 수 없어 간단히 몇 자 적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날 "임종석의 이번 페북 글에서 그의 사고가 얼마나 얄팍하고 낡은 수준인가를 드러냈을 뿐"이라며 "문재인이 이런 수준의 사람을 비서실장으로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기본소득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면 한국은 늦어도 5년 이내에 유럽 복지국가들을 추월하는 경쟁력 있는 부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금액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본소득이 왜 그렇게 알려주겠다"고 본론에 들어갔다.

최 소장의 주장은 최근 임 전 실장에 대해 날 선 시각을 보이고 있는 정균승 군산대 교수의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최 소장의 페이스북 글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간추렸다.

[임종석] 
“기본소득이란 말 그대로 '국민 모두에게 조건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 스위스가 기본소득 지급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을 때, 성인 1인당 월 300만원, 18세 미만에게 월 78만원 상당의 내용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 [최동석] 여기까지는 맞는 말이다. 사실이니까.

[임종석] 
“간단히 함께 셈을 해보시지요.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합니다.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 3천 3백원입니다.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합니다.”

- [최동석] 여기까지는 맞는 말이다. 사실이니까.

그러나 임종석의 이런 접근은 올바른 사고방식이 아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지극히 협소한 시각이다. 일단 재원이 문제라는 거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항상 재원부터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랫동안 독일이나 스위스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지를 연구해왔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독일은 폐허 속에서 어떻게 재건하고 오늘 유럽의 최강국으로 성장했을까? 스위스는 그 척박한 땅에서 어떻게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내 감각으로는 스위스는 독일보다 50%쯤 더 잘 산다. 아마 통계적으로도 그럴 것이다. 

[임종석]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물론 이런 계산을 몰라서 주장하시는 것이 아닐테지요.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합니다.”

- [최동석] 이제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서, 스위스 연방정부가 기본소득제도를 반대하는 다음 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지금의 복지정책으로 충분하며 다른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가 물씬 풍긴다. 보수적인 시각의 전형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도 물론 기본소득제도에 따른 추가적인 재원 문제를 걱정하고는 있지만, 더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기존에 잘 만들어진 복지제도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스위스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스위스의 기본소득제도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것만을 예로 드는데, 그 이면을 보면 임종석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스위스는 복지제도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되어있는 나라다. 기본소득 자체가 우리처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이다. 시민들이 그걸 다들 잘 알고 있다. 그런 나라에서 느닷없이 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하자고 하면 누가 그런 걸 찬성하겠는가? 더군다나 보수적인 성향의 시민들이 대부분인 나라에서. 임종석이 뭘 좀 알고 떠들면 좋겠다. 

그렇다면 임종석, 정세균, 이낙연 등의 사고체계에서 무엇이 문제인가? 재원마련을 걱정하는 자들의 사고체계는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아니면 부자들을 위해 재원마련이 어렵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나라를 이렇게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극심한 상태로 만들어온 모피아(mofia)의 견해를 따른다. 이것은 경제학·경영학·사회학·행정학·정치학의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올바른 사고방식이 아니다. 

[임종석] 
"그런데 이낙연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내셨습니다.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입니다.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립니다.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 [최동석] 나 같았으면 이낙연에게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 당원은 당대표를 욕할 수 없나? 당대표가 뭔데? 젊은 사람이 더구나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그렇게 전근대적이고 고루한 생각을 아직도 하나?

다른 나라의 사례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는 태도는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말은 아주 정확한 표현이다. 왜 우리는 다른 나라의 사례만 따라해야 하나. 우리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정책을 독자적으로 실행할 수 없나? 

이낙연은 지금까지 그런 태도로 총리를 지냈고 현재 당대표를 하고 있다. 이낙연이 총리와 당대표로서 한 일이 뭔가? 스스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성과물이 뭔가? 국민의힘에 질질 끌려 다닌 것밖에 나는 기억나는 게 없다. 자의적으로 끌려 다닌 것인지 아니면 타의적으로 끌려 다닌 것인지 알 수 없다. 물 건너가는 중요한 개혁법안들을 초선의원들의 파이팅으로 살려낸 것이 어디 한 두 개인가? 지금까지 이낙연은 당대표로서 개혁의 걸림돌이었다.

이낙연의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임종석이 대타로 나올 생각인가? 그러고 싶으면 조금은 공부를 하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철학과 비전, 말과 태도를 언급했는데, 나는 오히려 임종석의 태도에 대해 비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본소득을 재원의 문제로 축소해서 보는 그런 수준의 시각으로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문명이 발전하는 것은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시도할 때 발전한다. 기본소득이 바로 그런 것이다. 사자방 비리처럼 돈이 딴 데로 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 각 개인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고, 그로 인해 부유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아주 공정하고도 정의로운 것이다. 아주 간단한 논리다.

[임종석] 
"그리고 저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지난 30여년 지속적이고 가파르게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 경향은 앞으로도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일까요.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봅니다."

- [최동석] 다시 강조하거니와, 기본소득은 인류가 생각해낸 가장 매우 정의롭고 공정한 개념이다. 이것을 제도화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우리민족에게 선물로 줄 것이다. 양극화가 점점 심각해지는 마당에, 특히 주호영이나 박덕흠처럼 불로소득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은 마당에,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세금을 덜 내거나 안 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사회적 양극화가 이렇게 확대되었을까? 그 원인은 아주 명확하다. 부익부빈익빈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시스템 때문이었다.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통제받지 않은 괴물이 되었다. 이 악랄한 시스템은 양극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이나 스위스가 채택했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는 시민들을 그나마 비교적 덜 양극화시켰다. 그럼에도 독일과 스위스도 특히 미국식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체제가 밀물처럼 밀고 들어와 점점 중산층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이것이다. 중산층이 더 무너지지 않도록, 아니 인간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는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만들 수 있도록 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우리는 더 정직해져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무능한 것도 게으른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런 약육강식이라는 자본주의적 시장이 지배하는 환경조건에 희생되었을 뿐이다. 운이 나빴던 것이다. 독일 유학 중에 독일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특별히 유능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인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그들은 왜 우리보다 평균적으로 잘 살고 우리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가? 내 문제의식은 이것이었다. 우리는 독일인들과 환경조건이 달랐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과연 특별히 뛰어난 능력을 타고났는가? 천만에. 이재용을 보라. 그가 뭘 했나? 내가 알기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오히려 기념비적인 불법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는 터무니없는 부자가 되었다. 운이 좋았다. 한마디로 환경조건이 그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임종석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빈곤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그들 역시 환경조건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자든 빈자든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보장받아야 한다. 나는 이 시점에서 그것이 1인당 월 50~10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최소한 1인당 월 50만원의 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한다면 한국은 5년 이내에 유럽의 복지국가들을 추월하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국가가 될 것이다. 왜냐? 극빈층과 빈곤층의 소비가 많아지고, 이는 내수를 일으켜 기업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며, 기업소유자인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젊은이들은 생계를 걱정하거나 혹시 절벽으로 떨어질까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시도할 것이다. 경제와 사회는 활성화될 것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을 볼 때마다 나는 이미 낡은 시대를 살아온 구세대 노인들의 상상력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임종석의 이번 페북 글에서 그의 사고가 얼마나 얄팍하고 낡은 수준인가를 드러냈을 뿐이다. 문재인이 이런 수준의 사람을 비서실장으로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준오 2021-02-16 09:49:56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렇게 훌륭하신 분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지구상에서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겠구나 생각합니다. 백번 천번 맞는 말씀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시대의 진정한 참 교수님이십니다. 이런 멋진 글을 읽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재명 2021-02-15 20:24:46
기본소득이 파퓰리즘 이란걸 파악하는건 지능순 ...

이재명 2021-02-15 11:24:10
한물간 이론에 매몰된 수준 떨어지는 지방대 교수가 아무소리나 떠들고 있군. 한심하다.

강태수 2021-02-15 01:42:30
임종석 저거는 일부러 이재명 띄우려는거같은데..
종북 주사파가 설마 대권 도전하는건 아닐테고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