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오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씀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2일 휴가에서 복귀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한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의 발언을 ‘업무복귀’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거취를 일임했다는 것이니 일단락 된 거다. 확실하게 일단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국민소통수석의 발언을 뜯어보면, 신 수석은 자신이 이미 밝힌 사의를 철회한 것이라기보다는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판단에 맡긴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 거취에 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일단 직무에 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문 대통령에게 공을 떠넘겨 인사권자에게 끝까지 부담을 안겼다는 이야기다. 설령 해임되지 않더라도, 자신은 결코 ‘그림자 같은 일개 비서관’이 아닌 ‘신-현-수’라는 이름 석자를 가진 ‘정치 비서관’으로서의 자기 존재와 목소리를 당당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최악의 경우 잃을 게 없다”는 곱지 않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 수석이 이날 보인 입장은 선명성과는 거리가 먼 애매모호한 ‘정치적 발언’으로서, 사의철회 요구를 마지 못해 받아들이는 “엎드려 절받기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앞서 그는 최근 자신의 지인들에게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이 자신의 본분과 역할을 착각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와 법무부, 그리고 검찰 간의 가교노릇을 해야 할 민정수석이 일국의 법무부 장관의 위상과 존재를 거부하고 저항하려 든다면, 그것은 위계질서를 파괴하는 명백한 하극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