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성공신화 비결
불편함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성공신화 비결
모바일 설문조사 전문 ‘아이디인큐’ 김동호 대표
  • 굿모닝충청
  • 승인 2015.02.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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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창업자들에게 그 사업을 구상하게 된 배경을 물어보면 100이면 100 모두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소니의 ‘워크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등 시대를 풍미한 히트작들도 결국 내재됐던 ‘불편함’이 서서히 드러나자 새로운 제품에 밀려나고 있다. 현재 IT융·복합을 주름잡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의 시대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불편함’을 발견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어떻게 사업화해서 대안을 제시하는가가 성공한 창업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는 이러한 ‘불편함’을 사업화 한 인물이다.

1987년생인 김 대표는 2006년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세내기 때에는 대부분 놀고먹고 즐기며 청춘을 불태운다. 그런데 김 대표는 입학 때부터 창업을 꿈꿨다고 한다.

“직장에 들어가 시키는 일만 하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사랑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는 것.

그해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했는데, 여기에는 미국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1주일 동안 기업가정신 연수를 받고 오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었다. 관련 수업을 처음 받으면서 모호했던 창업이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왔다. 이어 2008년에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새너제이에 소재한 UCLA 샌호세 대학에 교환학생 신분으로 1년 동안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이게 창업에 대한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그곳 학생들은 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서너 번의 창업을 경험한다는 사실에 큰 자극을 받았다. ‘아 창업이란 것을 이렇게 젊은 나이에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환학생 기간 실리콘밸리 비즈니스 경연대회에 참가해 태양열을 이용해 특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였다. 그 아이템을 미국에서 사업화할 생각도 해 봤지만 병역문제와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외국어 구사능력 있는 사람의 재능을 빌리자
김 대표에게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아이디인큐 창립 멤버이자 지금도 함께 하고 있는 추승우 개발이사와 이성호 사업이사다. 한국과학영재학교 1회 졸업 동기 동창인 삼총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후일 꼭 같이 무언가를 이루어 내보자고 약속했지만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갔다.

서로를 챙기며 인연을 이어갔던 이들은 김 대표가 귀국한 2009년부터 조금씩 창업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그해 SK텔레콤이 주최하는 3개월짜리 신규 사업 공모전에 참가해 상을 받은 후 병역 특례 혜택을 얻어 와이즈에프엔이라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인덱스 펀드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를 하던 중 설문 조사 비용이 너무 비싸고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0년 ‘곰플레이어’로 유명한 그래텍으로 옮겨 병역 특례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신사업기획팀에서 일을 하던 김 대표는 당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과 연관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었는데,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설문조사가 필수적이었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설문조사의 불편함을 창업 아이디어로 김 대표는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 1000여명에게 약 15개 문항을 설문조사 하려고 했는데 비용 3000만원이 필요했다.

설문조사부터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고 결과물 작성 완료 시간도 오래 걸려 신선도가 떨어졌다.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결과적으로 오픈서베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오픈서베이로 창업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두 친구들과 함께 모은 아이디어는 모바일 기반의 전문 서적 중고 거래 사업이었다. 원서는 비싸고 지갑은 얇은 자신들의 처지랑 비슷한 전국의 대학생들의 고민을 좀 해결해보자는 취지였다.

2011년 2월, 창업을 결심한 3명은 일주일 만에 법인 ‘아이디어인큐’를 설립하고 6평 남짓의 허름한 오피스텔에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병역특례 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설립 작업은 이 이사와 추 이사가 주도했다. 창업자금은 2000만원. 다른 스타트업처럼 넉넉지 못한 자금사정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돈을 아껴야만 했다.

김 대표는 “조립가구를 사서 직접 나사를 조이고 다른 회사가 쓰던 중고 서버를 구입했다. 남들이 보기엔 초라했지만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스레 어깨가 으쓱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추억했다.

3명은 책 바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다양한 중고 서적 제품이 뜨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전문서적을 좀 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전에 아이템을 바꿨다. 오프라인 설문조사에 대한 ‘불편함’이 김 대표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친구들에게 이를 말하고 방향을 바꾸자고 했고, 동의를 받았다.

김 대표가 병역특례를 마친 8월부터 모바일 설문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 개발은 본격화 됐다. 이들은 ‘집으로 출근하고 사무실로 퇴근하며’ 일에만 몰두했다.
컨셉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었다. 앱을 다운 받은 사람들은 패널이 되며 고객사가 설문조사를 요청하면 패널을 대상으로 일정 기준을 정한 뒤 설문 내용을 보내고, 이에 응답한 결과를 모아 분석하고 결과를 내는 방식이다. 설문과정을 간소화함으로써 빠른 응답성과 통계의 신속성은 물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달청과 공공부문 조사 서비스 제공 계약
2011년 12월 19일, 드디어 오픈서베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가 없었기에 홈페이지는 투박했고, 이제 막 앱 스토어에 올라간 앱은 세 번 중 한 번은 멈추거나 꺼지곤 했다. 집에는 일주일째 못 들어갔다. 마케팅 비용도 마땅치 않아 친구들에게 앱을 써보라고 전화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든 서비스가 세상에 보여진 것만으로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의 구절처럼, 김 대표와 직원들의 속을 애 태우며 탄생한 오픈서베이는 런칭 3년여 만에 30만 명의 소비자 패널과 현대카드, 한국3M 등 52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내 리서치 업체 중 최초로 조달청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공공 부문 조사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지난해 진행된 리서치 프로젝트는 약 3만건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 오프라인 조사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7000건은 개인용컴퓨터(PC) 기반의 온라인으로, 1500건은 모바일로 진행됐다. 오픈서베이는 이 가운데 1200건의 모바일 리서치를 수행하며 시장 점유율 80%로 압도적인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오픈서베이의 강점은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 시간이 소요되던 소비자 조사를 데이터 수집·분석 자동화를 통해 3시간 정도로 줄여 빠른 설문조사 결과 산출이 가능하면서도 비용은 최대 40%까지 낮췄다. 이를 통해 아이디인큐는 상위 0.1%의 대기업만 이용했던 설문조사를 중소기업, 또는 개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리서치의 대중화’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모든 기업들이 소비자 조사라는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는 김 대표는 “보수적인 리서치 산업에, 경험이 일천한 젊은 사람들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던 방법론을 갖고뛰어들어 다들 무모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픈서베이는 국내 1위 모바일 리서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자랑스러운 건 우리 고객 스펙트럼이 현대카드와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벤처회사까지 대단히 넓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픈서베이 고객 셋 중 하나는 리서치를 하고 싶었지만 비용부담으로 할 수 없던 회사였다.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혁신을 우리가 해냈다”고 말했다.

수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움 받아
아이디인큐가 성공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티켓몬스터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와 권기현 본부장, 페이스북 조용범 부사장,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은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3차례나 엔젤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벤처캐피털들에게 아이디인큐를 소개해 거액의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게 해줬다.

김 대표는 “기존 리서치 사업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돈과 시간 부담 때문에 아예 포기를 했던 내재된 불편함이었는데, 오픈서베이는 이러한 불편함에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책을 제시해 빠른 시일 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시작할 당시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된 것도 주효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도 모두가 느끼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불편함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찾아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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