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1400억 원대 시장, ‘먹거리통합지원센터’
[김선미의 세상읽기] 1400억 원대 시장, ‘먹거리통합지원센터’
‘민간위탁 명문화’ 놓고 갈등, 위탁단체 특혜소지 우려와 불신
대전시교육청은 찬반 논란에 왜 입 다물고 눈치만 보는가?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3.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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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대전시가 시민의 안전한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위해 추진하는 ‘지역먹거리 통합지원 조례’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찬반 논란을 넘어 자칫 지역사회의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지역먹거리 통합지원 조례’는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하고 학교급식을 포함한 생산에서 유통‧음식물 폐기처리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 공공급식 조달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민의 안전한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안전한 먹거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시민들의 식탁에 올리겠다는 취지만 놓고 본다면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례안 중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이하 통합센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비영리법인에게 위탁 가능하다’는 운영방식을 놓고 찬반 논란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민간위탁 명문화’에 대해 친환경무상급식대전운동본부를 비롯한 학부모 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첫 번째로 내세우는 반대 이유는 민간위탁이 가능해지면 영유아 대상 친환경 우수 농산물 차액 지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에 ‘법적 근거’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를 근거로 현재 친환경급식지원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학교급식까지 꾸러미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 단체들의 우려다.  

학부모 단체 반발, “학교급식까지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으로 바뀔라”

대전시는 친환경 급식지원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9년부터 친환경 농산물 식재료와 일반 농산물의 차액에 대해 1인 1식 기준 300원(고등학생은 220원)을 지원하고 있다. 

초중고 급식은 현금으로 지원하는 반면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에는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을 통해 현물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물 지급 방식이 이러저러한 문제점을 노출하며 현장에서는 불편함과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산물 꾸러미가 1주일 단위로 배송되다 보니 품질 문제 등 현물 지급과 관련해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송방식의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현물로 공급할 경우 물류배송 등 공급대행 업체 수수료 등을 제하면 정작 실제 공급되는 친환경 식재료는 줄어들게 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물 공급 문제점 노출, 공급대행업체 수수료 예산의 4분의1 차지 

대전시청사. 자료사진
대전시청사. 자료사진

대전시가 정기현 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꾸러미 사업 총예산 37억원 중 4분의 1인 9억원이 대행업체 수수료로 지급됐다. 공공급식센터의 평균 수수료가 15%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친환경 식재료 구입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공급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학교급식까지 민간위탁으로 확대될 경우 민간 대행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는 엄청난 액수에 이르게 된다. 대전시 공공급식 시장은 학교급식 1000억 원대를 포함해 1400억 원대에 이른다. 

지금도 경쟁이 치열한 단체급식 식자재 시장이지만 건강한 친환경 먹거리 제공이라는 본질은 뒷전인 채 공공급식 시장이 커다란 이권 사업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친환경 먹거리 제공은 뒷전인 채 거대한 이권 사업장으로 변질 우려

한편 친환경무상급식대전운동본부는 지난해 9월 꾸러미 사업에 대해 친환경무상급식지원 조례 위반 등의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민간위탁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높은 대행업체 수수료도 문제이지만 공공성과 투명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꼽히고 있다. 

턴키 방식으로 식자재 공급권이 통째로 민간업체로 넘어가면 친환경 급식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식자재 조달 과정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검증할 방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물론 민간위탁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 지자체에서 민간위탁을 실시하고 있지만 식자재 이력과 공급 과정의 검증과 투명성 담보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간위탁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나 공공성과 투명성 검증 어려워

공급대행업체를 통한 ‘민간위탁 명문화’를 둘러싼 불편한 시각 이면에는 공급대행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 우려도 빼놓을 수가 없다. 

천억원 대가 훌쩍 넘는 공공급식 조달을 특정 단체가 독점할 수 있다는 특혜 시비 소지는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민간위탁’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은 귀담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지 말이다.

이유야 어쨌든 조례안 제정과 관련 특혜 시비는 물론 특정 단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조례 제정의 저의까지 의심 받게 하는 찜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민간위탁’ 문제는 공급자가 아닌 최종 소비자인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친환경 식탁을 제공하겠다는 본질을 최우선에 둔다면 의외로 해답은 쉽게 나올 수 있다. 

조례 제정 전부터 수탁업체 둘러싸고 특혜 시비 불거지며 불신 가중

이와 관련 공공급식의 최대 수요처인 대전시교육청도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서야 한다. 

공공급식에서 학교급식을 분리 운영하겠다든지 아니면 대전시 안에 동조를 하겠다든지, 학교급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청으로서 나름의 의견이 있을 것 아닌가. 

학교급식비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는 시교육청이 대전시의 논의 구조에서 배제된 채 대전시와 학부모단체 양측 눈치를 보며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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