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때리면 이낙연은 죽는다》
황교익 평론가가 자진 사퇴했다. 이낙연이 이겼다. 좋겠다, 맛칼럼니스트에게 이겨서. 어차피 대선은 물 건너 갔다. 그럼 황교익이라도 이겨야 하지 않겠나?
예상된 수순이지만 황교익의 자진 사퇴 이후, 이낙연 캠프는 '떡볶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석열과 〈조중동〉과 진중권과 한 몸이 되어 떡볶이를 가열차게 때리고 있다. 황교익에 이어 떡볶이와 싸우고 있다. 네가티브 전선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닥치는대로 개싸움 벌이고 있다.
국힘 지지층은 이낙연에 열광하고 있다. 이낙연은 국힘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자신들의 숙적을 이낙연이 대신 잡아 주는데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낙연은 점점 윤석열의 대안이 되고 있다. '국힘의 돌고래'가 되고 있다. 쥴리에게 발목잡혀 '1일1망언'으로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있는 윤석열에 실망한 국힘 지지층에게 이낙연의 네가티브 공세는 복음과도 같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이낙연은 국힘에 입당할 수도, 제3지대에 합류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낙연 캠프는 이재명을 때리면 때릴수록 오히려 이재명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황교익을 쫓아내도, 떡볶이를 달달 볶아도 오히려 자신의 지지율만 하락하는 '정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왜 그럴까?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끝났다. 현재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연이은 자충수로 민주당 핵심 지지층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캠프는 '황교익 사태'를 통해 '조국 사태'의 트라우마를 또 다시 자극했다. 황교익 사태로 국힘과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 핵심지지층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이낙연 캠프는 잘 모르는 듯 하지만) 민주당 경선은 국힘 지지층, 중도층이 아니라 민주당 핵심지지층이 참여한다. 민주당의 경선인단은 20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예상된다. 전체 유권자의 10%도 안 된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30%대 초중반인데 민주당 지지율을 35%로 가정하면, 경선인단이 300만 명이라고 해도 민주당 지지자의 약 20%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핵심지지층 중에서도 핵심들이 선출하는 것이다.
당원표는 조직력에 따라 갈라지지만, 국민경선인단은 통제 범위 밖이다. 각 캠프에서 맹렬히 국민경선인단을 모집하고 있지만 거품이 많다. 선거브로커들이 가짜 명단을 각 캠프 중앙에 맹렬히 퍼나르고 있지만, 대부분 허수다. 캠프 중앙에 보고된 국민 경선인단 중 80~90%가 거품이라고 보면 된다.
각 캠프에서 통제가능한 국민경선인단은 전체 국민 경선인단 중 10~20%에 불과하다. 즉, 전체 경선인단 중 50% 이상이 비조직표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민주당 핵심지지층 중에서도 핵심들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통제 불가능한 핵심지지층 100만 표에 의해 결정된다. 이들의 표심은 여론조사로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유의미한 표본을 수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대선후보 경선의 판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황교익 공방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아마도 민주당 핵심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낙연 캠프는 황교익 사태로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자초한 셈이다.
'황교익 사태'로 이낙연 후보는 핵심지지층을 완전히 잃었다. (그럴 일도 없지만) 설령 지지율이 반등하더라도 허수에 불과할 것이다. 한 번 등을 돌린 핵심 지지층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는 '사면 발의'로 관 뚜껑을 열고, '황교익 사태'로 관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떡볶이로 관 뚜껑에 대못을 박게 될 것이다.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지사를 때리면 때릴수록 민주당의 핵심지지층은 이재명 지사에게 더 결집하게 되어 있다. 이낙연 후보가 사실상 낙마한 상황에서 벌써 민주당 핵심지지층은 이재명 지사를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이재명 지사에 대한 공격은 민주당에 대한 공격이고, 이재명에 대한 네가티브는 이적행위가 된다.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지사를 때리면 때릴수록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한다. 이재명을 때리면 이낙연은 죽는다.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말처럼, 때리면 때릴수록 점점 커지는 '돌멩이'가 됐다. 그리고 곧 '바위'가 될 것이다. 바위를 발로 차면 발만 아프다.
이낙연 후보가 그나마 지지율을 '유지'하는 수 있는 방법은 네가티브를 중단하는 것이다. 때리지 않으면 돌멩이는 바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낙연 캠프는 네가티브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똥파리는 절대 똥을 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낙연은 끝났다. 백약이 무효다. 이낙연 캠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화타도 죽은 사람은 못 살린다. 이제 추미애가 이낙연을 잡을 차례다.
황교익 평론가는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했다. 누가 이겼을까? 비록 자진 사퇴했지만, 황교익이 이겼다. 이낙연은 유권자를 잃고 황교익은 구독자를 얻었다. 〈황교익TV〉의 승이다.
-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