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 하드코어》 결국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학수고대했던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애당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경선이었고, 이 전 대표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이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한 반면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기보다는 상대방 허물 들추기에만 집중하는 선거전략의 실패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처음부터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 정책을 홍보하고 검증된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자신감 있게 부각시키는 포지티브 전략에 집중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1등을 고꾸라뜨릴 목적으로 오로지 이 지사의 허물을 파헤치고 들추고 물어뜯는 식의 네거티브 캠페인에만 전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이 전 대표 주변에는 수구적 마인드에 찌든 정치인들을 비롯, 정체성이 불분명한 소위 ‘똥파리’로 일컬어지는 정치꾼들로 포진,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체성이라고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구적이었던 점이 결정적 패인으로 꼽힌다.
드루킹 뺨치는 똥파리와 손절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 데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이 지사와 격차가 벌어질수록 오히려 똥파리에 더 기댈만큼 분별력을 상실함으로써, 자기 본연의 장점인 안정적이고 점잖은 이미지가 하이에나와 같은 의뭉하고 품격 없는 이미지로 대체되고 말았다. 극렬 지지층은 되레 확장성을 가로막고 자신에게 독약이 될 수 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하면, 이재명을 상대로 한 네거티브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다. 분야별 여러 공약을 만들어 내세우기도 했으나, 네거티브에 그만 모두 실종되고 말았다.
더욱이 막판에 대장동 이슈를 들고 나와 ‘이재명 죽이기’에 올인했으나, 되레 국민의힘 쪽 정치인들과 검찰 등 법조인들만이 수혜자들로 하나둘 밝혀지면서 결국 헛다리 짚는 결과를 자초한 점은 돌이킬 수 없는 패인이 아닐 수 없다.
초반 출발하기도 전부터 이명박근혜 불쑥 사면론으로 사실상 치명적인 핸디캡을 안고 시작한 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선거전략은 한마디로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이 지사가 최종 확정된 이후에도, 경선불복과 같은 꼼수를 펼칠 경우 정치생명은 그 순간 회생불능의 수렁으로 소멸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패배를 사실 그대로 솔직히 인정하고 박수치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수도 있다. 모든 건 이 전 대표 하기 나름이고 전적으로 그의 판단과 결단에 달렸다. 이 전 대표의 정치력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