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요소수를 찾아서”…고속도로 휴게소로, 공장으로
[르포] “요소수를 찾아서”…고속도로 휴게소로, 공장으로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1.10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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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휴게소 주유소에서 화물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망향휴게소 주유소에서 화물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채원상, 이종현 기자]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경유 승용차와 영업용 화물 운전자들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요소수를 찾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로 몰리고 있다.

인근 일반 주유소보다 많은 물량이 풀린다는 소문 때문이다.

망향휴게소(부산방면) 진입로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차량이 길게 줄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망향휴게소(부산방면) 진입로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차량이 길게 줄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10일 오전 10시 경부고속도로 천안 망향휴게소(부산방면)에 요소수가 공급됐다.

2시간이 지난 오후 1시.

주유소 앞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주유소 앞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요소수를 넣기 위해 주유소 입구부터 휴게소 출입로 갓길까지 수백미터에 이르는 화물트럭이 줄을 섰다.

기다리다 지쳐 줄을 이탈하는 차량도 간간이 눈에 띈다.

현재 요소수가 언제, 어디서 풀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운전자들은 실시간으로 요소수 입고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이날도 실시간 인터넷 정보를 보고 왔다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00휴게소에 요소수 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 해당휴게소에는 1시간도 되지 않아 차량이 밀려든다.

인근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기다리다 이곳으로 왔다는 한 남성은 "지난 8일 천안삼거리 휴게소에 요소수를 넣었다는 인터넷 글을 뒤늦게 보고 오늘 오전에 무작정 기다렸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에 망향휴게소에 요소수가 있다는 글이 올라와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주유소 앞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주유소 앞에 요소수를 넣기 위해 화물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요소수 공급 차량을 운행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도 어디로 가는지 전혀 모른다. 그날그날 주유소가 정해진다”며 “경유 승용차도 문제지만 하루하루 먹고사는 화물차량이 요소수 문제로 멈추면 안되는데 걱정”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날 주유소에서는 한 차량당 10리터의 요소수만 판매했다.

요소수를 넣었다는 한 운전자는 “20분을 기다린 끝에 요소수 5ℓ를 넣었다. 당분간 걱정이 사라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도 하루 10통 이내였던 전화는 며칠새 10배 이상 늘었다.

하루에도 요소수를 찾는 문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천안 삼거리 휴게소에서 화물차량 운전자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요소수를 넣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천안 삼거리 휴게소에서 화물차량 운전자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요소수를 넣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직원은 "우리는 요소수가 지난 3일 들어오고 아직까지 예정이 없는데 요소수 있느냐는 전화를 지난 9일는 수 백통까지 받은 적도 있다"며 "알고 보니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삼거리 휴게소(서울방향)에 요소수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달려온 한 화물운전자도 거짓 소문이라는 관계자의 말에 허탈해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지막 요소수를 넣었다.

그는 “부산까지 운행하는데 아무래도 오늘이 운행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며 "고정 화물일을 하고 있는데 400km당 10리터를 사용해야 한다. 내일부터 운행을 못하면 고정자리도 뺏기는 상황이라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천안 화물터미널앞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천안 화물터미널앞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이날 천안에 위치한 화물터미널 주유소에서 일하는 A씨는 "요소수가 떨어진지 오래"라며 "입고가 언제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아직까지 요소수가 떨어져 멈춰선 화물트럭은 없지만 운전자들이 요소수가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산군 삽교읍에 있는 한 요소수 생산업체도 앞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업체 주변 도로 약 200m 구간 4차로 중 2차로에는 약 40여 대의 차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었다.

예산의 한 요소수 공장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사진=이종현 기자)
예산의 한 요소수 공장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사진=이종현 기자)

약 20여 명의 사람들은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굳게 닫힌 정문 앞에서 긴 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요소수를 구매했다는 수소문을 듣고 갑작스러운 추위를 뚫고 찾아온 거다.

아산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여기서 엊그제는 4만 원 어제는 5만 원에 요소수를 판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비싸더라도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정문 앞에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택배 차량과 관계자들은 가까스로 업체로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예산의 한 요소수 공장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사진=이종현 기자)
예산의 한 요소수 공장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사진=이종현 기자)

업체 관계자가 “요소수 재료인 요소의 재고가 적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한 것,

사람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도와 15개 시·군은 소방차와 청소차 등 공공서비스 차량에 대한 요소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분야 지원대책은 뚜렷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요소수 대란에 시민 불안감은 하루하루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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