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의 궁리》 '이심추심(李心秋心), 추심이심(秋心李心)'
《파피루스의 궁리》 '이심추심(李心秋心), 추심이심(秋心李心)'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5 20:4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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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5일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5일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 할 조국이슈를 스무스하게 받아넘긴 탁월한 '이심추심이자 추심이심', 이것이야말로 잘되는 집안의 탁월한 원팀 팀워크라 할 만하지 않겠는가"라고 평가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이심추심(李心秋心), 추심이심(秋心李心)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노무현은 2003년 2월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3월 20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4월에는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달콤한 허니문 기간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취임 당시 60%였던 지지율은 순식간에 22%로 곤두박질쳤고, 당선되자마자 지독한 레임덕이 시작되었다.

바로 전 해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으로 반미가 극에 달했던 때라 더더욱 분노한 시민들이 연일 파병반대를 외쳤지만, 노무현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대신 전투병을 요구하는 부시의 강요에 굴하지 않고 전투위험이 낮은 지역을 골라 치안유지와 의료부대를 파병했고, 2차 파병요구에 시설재건 등 평화지원을 위한 8천여 명의 비전투병 자이툰부대를 추가로 파병했다.

자이툰부대는 2004년 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의료, 교육을 중점으로 한 재건활동을 훌륭하게 수행했으며, 부지와 건설장비를 넘겨주고 큰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돌아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부시는 파병을 하지 않으면 북핵을 문제삼아 전쟁을 위협했다고 한다. 자신의 신념에도 위배되지만, 내 나라 젊은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조국의 현실에 얼마나 비통해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전작권도 없는 분단국가의 국가원수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빚진 마음은 2004년 12월 8일 외국순방에서 돌아올 때, 자이툰부대를 기습방문하여 병사들과 박장대소하는 장면으로 우리 기억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참여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다니 노무현이 그럴 줄 몰랐다고 분노한 시민들은 지지철회를 외치며 반대집회를 이어갔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노사모는 "이젠 감시하겠다" 했지만, 만약 노무현의 강성 지지자들이 '국가원수의 고뇌를 이해해줘야지 우리가 부담을 줘서야 되겠냐'고 파병반대 집회를 비난했다면, 사람들의 분노는 더 불이 붙었을 지도 모른다. 한미관계를 안다면 누구도 미국의 압력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반대하는 것만이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훗날 노무현은 "파병 결정이 역사의 오류는 맞으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당시 국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해주었기에 비전투병 파병으로 미국과 협상할 명분이 생겼다"며, 자신도 피하고 싶은 결정인데 반대해준 국민들이 너무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그 회고는 국가수반이라는 자리가 갖는 무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반대목소리를 내는 국민들을 향해 국가수반으로서의 딜레마를 호소하고 동의를 구했다 한들, 분노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욕먹어야 할 땐 기꺼이 욕을 먹어야 하는 것, 그것이 지도자가 감당해야 할 왕관의 무게로구나' 싶었던 것이다.

분명한 건, 각자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리더는 쓴물이 올라올 때까지의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것, 그것은 민주주의의 태생적인 무게다. 방식은 다르지만 한 곳을 바라본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이심전심 고차원적인 연대일지도 모른다.

이재명의 조국사과 발언 이후 "검찰권력에 만신창이가 된 일가족을 희생양으로 삼는 사람을 지지할 수 없다"며 어떤 이들은 지지철회를 선언하고, 어떤 분들은 찍기는 하겠지만 기대는 접었다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지지자들끼리 사분오열되어서야 되겠느냐며 안타까워하며, 그렇다고 나라를 넘겨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 설득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싸우며 크듯, 나는 이 모든 것이 다 유의미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또한번 총대를 매준 추미애 전 장관께 진심 감사했고, 그녀의 장수다운 면모를 재확인했다. 만약 이재명의 조국사과 이후 아무도 강력한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 저들의 사과요구는 강도를 더했을 것이고, 강성 조국 지지자들의 마음은 찬 겨울 광야에 홀로 서있는 듯한 외로움과 허탈함에 빠져 면역력이 약화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이 이른바 ‘조국사태’는검찰의 난이었다며 조국사건의 본질을 상기시키고, 조국사과는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 강력하게 태클을 걸었기에 지지자들은 서운했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이재명은 또한번의 발언기회를 얻어 김제에서 검찰과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재차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둔한 나는 그의 김제연설을 듣고서야 다 계획에 있었던 것임을 깨달았지만, 어쩌면 지지자들의 층위가 다양한 것을 잘 아는 이재명의 지지자 단련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의 정면돌파 방식이다.

빨강부터 보라까지 스펙트럼의 양극단을 넘나들어야 하는 후보에게 모든 것을 원할 수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버림받은 조국을 또한번 버렸다고 느끼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누군가는 어루만져줘야 한다. 그 과정이 결여되면 서운함이 미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도 별것 아닌 서운함, 섭섭함이 근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일보전진을 위한 이보후퇴라는 당위를 설파하기보다, 공감해주는 것이 좋다.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사람들도 그걸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장관이 그 메시지를 내놓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성토 혹은 아쉬움의 댓글을 달았다. 그 과정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타자의 의견을 들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그래도 전진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과정이었다. 그런 점에서 추미애가 붙박이 등대라면 이재명은 조난당한 배에게 다가가는 이동등대인 셈이다. 그리고 조국 전 장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 할 조국이슈를 스무스하게 받아넘긴 탁월한 '이심추심이자 추심이심', 이것이야말로 잘되는 집안의 탁월한 원팀 팀워크라 할 만하지 않겠는가.

선거는 87일 남았다. 앞으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무수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나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승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불안해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그러나 때론 과감하게 요구하고 비판하며, 행여 미처 털어내지 못한 리스크를 해소하며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평소의 철학과 다소 다른 행보를 할지라도 닥치고 지지를 말하는 것은 지금의 원칙일 필요도, 그래서도 안 된다고 본다. 경선이 끝나고서야 이재명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한 사람들, 아니라 생각했는데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아직 많다. 당대표를 지낸 사람조차 삐쳐서 생일잔치나 다니는 마당에 지지자들이야 부침을 겪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중도 외연확장도 중요하지만 내부동력을 탄탄하게 다지는 것 또한 가벼이 해서는 안 된다. 당분간은 이재명에게 흔쾌하게 마음을 못주겠다는 사람들이 마음놓고 밀당할 수 있게 기다리고 지켜봐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내 그럴 줄 알았어, 하고 남 탓하지 않게 된다.

"당일 날 투표는 할 게" 하는 어정쩡한 정도로는 안 된다. 사랑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후보를 좋아하는 마음이 들어야 좌우로 손잡고 투표장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멀리 보고, 진자리는 메우고 마른자리는 물을 뿌리며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큰 장에서 87일이면 강산도 바뀌는 시간이다. 이심추심 추심이심처럼 우리도 이심재심한다면 이재명은, 아니 촛불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이번 일로 사귀기로 결정하고 시작한 이재명과의 밀당은 끝이 났다. 이제부터 밀월관계의 시작이다. 확실히 이재명은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캐릭터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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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부 2021-12-06 11:24:49
이재명이 끌고 추미애가 미는 민주정부!

ㅇㅇㅇ 2021-12-05 21:13:40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 그의 발언 중 그냥 내뱉는 건 없다. 의문이 간다면 당신은 아직 이재명을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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