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9] 느티나무 할아버지에게 전해 듣는 또 다른 충무공, 김시민 장군...천안 가전리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9] 느티나무 할아버지에게 전해 듣는 또 다른 충무공, 김시민 장군...천안 가전리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02.07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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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천안시 병천면 가천리 느티나무에는 동네 아이들에게 김시민 장군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올해도 느티나무 할아버지는 지나가던 아이들에게 임진왜란과 충무공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얘들아! 이곳은 임진왜란에서 왜적을 물리쳐서 나라를 지켜 충무공 시호(이하 훈장)를 받은 장군이 태어난 곳이야!”

“어? 그럼 이순신 장군이 아산이 아니라 천안에서 태어났어요?”

어리둥절한 아이들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 이분은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김시민 장군이란 분이야”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지킨 여러 장군 중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두 명에만 ‘충무공’이란 훈장을 내렸다는 설명을 해줬다.

그리고 임진왜란 중의 3대 대첩이었던 ‘진주성 전투’와 ‘김시민 장군’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임진왜란은 지금으로부터 430년 전에 왜적이 우리의 부산 앞바다를 쳐들어오면서 시작됐어. 20일 만에 일본군은 임금이 사는 한양을 점령했고 임금은 백성을 버린 채 의주까지 도망쳤지. 겨우 두 달 만에 국토는 평안도와 전라도를 빼고 모두 일본군이 차지할 정도로 일본군의 무력은 어마어마했어.

다행히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일본 군함을 연이어 격침했고, 육지에서도 일본군을 몰아내려는 의병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우리도 일본군을 무찌를 수 있었단다.

그래서 곡창지대인 전라도를 차지하지 못한 일본군은 식량이 부족해지고 추위가 닥치면서 지쳐가기 시작했지”

파죽지세였던 일본군이 어려워졌다는 얘기에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일본군은 햇벼를 수확했을 전라도에 가서 쌀을 구하고 이순신 장군의 부대를 무너뜨리려면 반드시 진주성을 빼앗아야 했어!”

“진주성 사람들은 일본군의 이런 생각을 알고 있었나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주성을 지켰나요?”

점점 아이들은 할아버지 얘기에 빠져들면서 진주성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진주성은 고작 3800명이었단다. 왜군은 최대 30000명이었고”

“어떡해! 아휴!”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거의 7배나 차이 나는 규모를 안타까워했다.

“김시민 장군은 미리 전쟁을 준비했어. 장비를 점검하고 군사 훈련을 시키고, 심지어 여자는 남자 복장으로 갈아입혀 무기 대신 돌과 뜨거운 물로 공격하도록 준비를 했지”

그래도 민간인까지 포함한 4천 명이 신무기 조총을 갖춘 3만의 무사 집단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느냐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전투는 5일 동안 여러 번 있었어. 장군은 활을 너무 많이 쏴서 엄지손가락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시위를 당겨서 싸웠대.

전투로 성안에는 나무와 돌, 기와, 짚 등이 사라질 만큼 진주성 사람들도 목숨을 바쳐 싸웠어. 10월 10일 마지막 전투는 새벽부터 시작됐어. 1만 명에 가까운 일본군 시체가 널려 있던 곳에서 갑자기 날아온 탄환에 장군이 쓰러졌어”

“장군은 어떻게 됐나요?”라며 아이들은 소리쳤다.

할아버지는 안타까운 듯 하늘을 쳐다보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장군은 일본군이 모두 도망간 뒤, 8일 동안 앓다가 돌아가셨어. 고향인 천안에서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상여를 매고 가는 길에 만난 백성도 모두 슬퍼했을 정도로 장군의 죽음을 모든 백성들이 안타까워했지”

“아니 그럼! 김시민 장군도 이순신 장군처럼 총에 맞아 돌아가신 건가요?”

놀라워하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는

“그래! 불행하게도 두 장군은 모두 총에 맞아 돌아가셨어”

“너무 슬픈 이야기에요”

진주성 전투와 김 장군의 죽음에 아이들도 눈물을 흘리며 함께 슬퍼했다.

“이런 위대한 장군과 함께 싸운 진주성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마치며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다.

“장군을 생각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아이가 될게요”

“자주 찾아올게요. 장군을 잊지 않도록 계속 들으러 올게요”

“그래! 장군 얘기는 많이 있단다. 자주 온다면 얼마든지 들려주마”

414년간 이곳을 지킨 느티나무처럼 할아버지는 수십 년 채 느티나무 아래서 아이들에게 임진년의 슬픔과 환희를 전해주고 있다.

천안시 병천면 가전리 471-1 : 느티나무 414년(2022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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