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정치와 의리 소고
[시민기자의 눈] 정치와 의리 소고
  • 홍경석
  • 승인 2015.04.1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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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날이다. 세월처럼 빠른 건 없다더니 어느새 1년이 흘렀다. 하지만 세인들의 뇌리에서 세월호의 그 참극을 잊을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결코 있어선 안 될 그 비극은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했다.

다시는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세월호 참사는 그러나 ‘하인리히 법칙’과 마찬가지로 오래 전부터 그런 징후를 여실히 보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해운사와 정부의 오불관언과 또한 오만의 대가로 말미암아 그예 빚어졌던 것이었다.

하여간 세월호 참사에 버금가는 메가톤급 파문이 바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면서 남긴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 메모’이지 싶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돈을 준 정치인들에 대한 실명의 거론 외에도 모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선 이른바 의리 운운까지를 어떤 ‘유언’으로 남겼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에 단돈 1,000원으로 시작해 2조 원 그룹을 일궜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지난날은 분명 입지전적 인생이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다 알듯 정치판의 소위 감탄고토(甘呑苦吐) 행각을 그는 몰랐지 싶다.

아님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척 했든가. 여하튼 성완종 전 회장의 메모지에 적혀진 정치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손사래를 치며 돈을 받은 적도, 혹은 아는 바도 없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진실공방이야 기왕지사 검찰이 엄격한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이상 왈가불가할 필요는 없을 듯 하여 논외로 치겠다.

그렇지만 고인을 위한 말은 아니되 하여간 “사기꾼은 (결코) 자살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짚어보게 되는 연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직업이 경비원이다. 따라서 야근이 주간보다 더 많아 몹시 피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는 그리 많지 않아 늘 ‘적자 인생’이다. 설상가상 직원 중 하나가 최근 과로로 말미암아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결원이 생겨 그 직원의 야근(代勤)을 그제도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내처 어제는 주간근무까지 해야 한 까닭에 심신이 극도로 피폐하였다. 하지만 직원들의 ‘의리’로 그 난관을 피해갈 수 있었다. 우선 같이 근무하는 선배 경비원의 배려에 힘입어 부족한 잠을 누릴 수 있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어제 야근을 하는 동료 경비원까지 두 시간 가까이나 일찍 출근해 준 덕분이 그것이었다.

평소 돈은 없어도 의리만큼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삶의 모토 (motto)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판은 예나 지금 역시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다.”와 “돈 받은 적이 없다.” 또한 심지어 “일면식조차 없다.”는 식의 주관적 플롯(構成)의 나열과 이른바 모르쇠 일변은 그렇다면 이건 바로 정치인들의 전가의 보도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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