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장 늘어날까?… 교사들 “글쎄… 아직도 유리천장”
여성 교장 늘어날까?… 교사들 “글쎄… 아직도 유리천장”
대전지역 초-중-고 순 여성 관리직 비율 낮아
“여성교사 많아 늘어날 것” vs “승진제도 개선돼야”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6.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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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교직의 ‘여초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관리직 성비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는 분위기다.

여초 현상을 걱정할 만큼 여성 교사가 많아지는 추세지만, 정작 교감‧장 등 학교 관리직의 여성 비율은 높아지지 않으면서, 승진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밝힌 시도별 교감‧장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교장 1만 1347명 중 여성은 4045명으로 35.6%에 불과했다. 교감은 1만 1069명 가운데 45.1%인 4996명이 여성이었다.

학교급 별로 가장 편차가 두드러진 곳은 고등학교였다. 2325명의 고교 교장 중 여성은 282명으로 12.1%에 불과했으며, 교감 또한 2195명 중 12.3% 수준인 269명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 교장은 남성 51.5%, 여성 48.5% 교감은 남성 39.7%, 여성 60.3%였으며 중학교 교장의 경우 남성 72.1% 여성 27.9%, 교감은 남성 63.0%, 여성 37.0%였다.

여성 교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초등학교는 관리직의 성비불균형이 낮게 나타났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그 편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대전지역 역시, 3년이 지났음에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 10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장의 경우 남성 42.9%, 여성 57.1% 교감은 남성 27.3%, 여성 72.7%로 여성 관리직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중학교 교장은 남성 51.4%, 여성 48.6% 교감은 남성 35.6%, 여성 64.4%로 나타났으며, 고등학교 교장은 남성 80.0%, 여성 20.0% 교감은 남성 65.8%, 여성 34.2%였다. 3년 전과 같이 초-중-고 순으로 여성 관리직의 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한 이유로 중‧고등학교 남녀 구성원의 비율을 꼽았다.

그는 “과거부터 여성 교사는 초등학교에 많이 지원하고 남성 교사는 중‧고등학교에 많이 지원했다. 이에 따라 중‧고교의 경우 남성 교사의 비율이 높았고, 시간이 흘러 그들이 관리직 연령대가 되면서 자연스레 남성 교감‧장이 많아지게 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신규 채용되는 비율만 봐도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 또한 여성 교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여성 관리직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달랐다. 여전히 교감‧장 승진에 있어 여성에게 불리한 부분이 존재하므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여성 관리직이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 것.

대전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남성 관리직이 많은 원인은 과거 세대의 성평등 감수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의 경우 남성 교사가 많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중요 부장 자리는 남성에게 맡기는 분위기도 분명히 존재했다”며 “또 기존 관리자들이 남자가 많았기에 그들만의 조직문화가 생겼는데, 여자 선생님이 녹아 들어가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현재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성의 경우 여전히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지역의 한 교사는 “관리직이 되는 법에는 교무부장을 거쳐서 교감 시험을 보고 교장이 되는 법과, 교육청 장학사를 거치고 교장이 되는 법 두 가지가 있다”며 “두 방법 모두 시험에 올인을 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일반 여자 선생님들은 학교 일에 집안일까지 하면서 시험까지 준비하기가 버거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보단 승진의 벽이 낮아지긴 했지만, 초등의 경우 벽지점수라고 산골 학교 등에 가면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는데 여성 교사 혼자 가기에는 어렵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대회에 나가면 받는 학생지도점수 또한,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교감‧장이 주는 인사점수는 능력과 상관없이 그들에게 잘 보여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관리직이 남자일 경우 여자 선생님보단 남자 선생님들이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정춘숙 의원 역시 3년 전 자료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유리천장’을 댄 바 있다.

그는 “한국 교사는 여성 고용률이 더 높지만, 고위직과 관리직에는 남성이 더 많은 기형적 구조다. 역대 100여 명이 넘는 교육감 가운데 여성은 단 2명뿐일 정도로 유리천장이 공고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인사평가와 승진제도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승진이라는 제도 자체를 성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적용한다는 건 원칙에 맞지 않는다. 특정 성별에 대한 할당제를 시행하면 그 기준에 따라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승진제도는 성별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존재해야 한다. 단지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여성이든 남성이든 연수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왔을 때 차이가 없도록 차별적 요소를 없애는, 그래서 준비하는 여건에서 아무도 차별을 느끼지 않게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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