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고 깜깜하던 세상이 소리로 밝아졌습니다”
“시력 잃고 깜깜하던 세상이 소리로 밝아졌습니다”
대전맹학교 동문 버클리음대 최연소 시각장애 김치국 전임교수 자서전 출간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5.04.2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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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클리 음대 전임교수 김치국 교수.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장애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 절망하지 마세요. 환경을 탓하기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아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대전맹학교 출신으로 버클리 음대 최연소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시각장애 1급 김치국 교수가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담은 신앙에세이 ‘소리로 세상을 밝히다’를 출간했다.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고 태어난 김 교수는 세 살 때 심장 수술을 받고 후유증으로 실명하게 됐지만,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누구보다 밝게 자랐다.

피아노를 처음 만난 건 네 살. 누나들의 피아노 소리에 도전의식에 생겨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점자악보를 탐독하기 시작했고, 교회에서 반주를 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전국피아노학생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청력과 남다른 상상력을 가지고 있으며, 타고난 천재성이 음악과의 만남으로 빛을 발했다.

사춘기 즈음 만난 컴퓨터는 김 교수를 잠시 피아노와 멀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대전맹학교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컴퓨터에도 빠져 살았지만, 더 넓은 세상에 대한 목마름으로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뜸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의 천성적인 긍적적 마인드는 미국 공립 고등학교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게 했다. 시각장애인이 영어를 배우기 힘든 환경에서 영어 동화책과 녹음테이프, 원어민 선생님과의 과외까지 하며 영어를 독파했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도 고난은 많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김 교수는 버클리음대에 진학했다. 클래식으로 음악에 입문한 그가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것처럼 음악과 컴퓨터를 통해 작업하는 작곡과 프로듀싱을 복수 전공했으며,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선례가 없을 만큼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명문대인 뉴욕대학에서 음악 기술과 영화음악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글로벌 음반사인 EMI의 자선음반 제작에 참여했다.

김 교수의 이야기는 시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성실함과 끈기,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현재 버클리음대에서 자신과 같은 장애인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다.

또 형제처럼 지내는 이들과 ‘세로토닉스’를 설립해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음악작업을 진행하며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 교수의 이야기는 지난해 KBS 다큐 공감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한국 교회와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방송에서 전하지 못한 그의 삶과 가족, 결혼, 신앙 이야기가 이번에 책으로 출간됐다.

그의 이야기는 자신처럼 장애를 입은 후배들과 한계에 부딪쳐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 꿈과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삶을 살아갈 힘을 주고 있다. 또 환경을 탓하기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할 수 없는 것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살 때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임을 가르쳐 준다.

김 교수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거나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주어진 삶을 희망의 눈으로 보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다”며 “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영혼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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