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민주당, 누구한테 조언을 구하는 것인가?
[청년광장] 민주당, 누구한테 조언을 구하는 것인가?
선거에서 지고 나면 나오는 민주 정당의 못된 버릇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6.17 09:09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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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날로 실망감만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계 정당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못된 버릇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고 나머지 하나는 선거에서 한 번 지면 대역죄라도 지은 것마냥 반성이란 미명 하에 낙선자를 죽어라 물어뜯는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선거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이 못된 버릇들이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2021년부터 선거에서 몇 차례 패배하자 다시 슬금슬금 살아나고 있다.

지난 14일에 이탄희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1명의 주최로 ‘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2차 토론회’가 열렸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필자가 보기엔 이 토론회는 토론을 빙지한 이재명 성토의 장으로밖에 안 보였다. 혹시 그것 아는가? 이재명 후보가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최다 득표자였다는 것을 말이다. 또 역대 대선 낙선자 중 최다 득표자였다는 것을 말이다.

이런 식의 토론회니 반성이니 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깎아내리면 그에게 표를 준 1,614만 명의 유권자들은 뭐가 되는가? 거기다 당선자 윤석열과 득표율 차이는 고작 0.73% 차였고 심상정이 표 분산을 일으켜 불리했던 면도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더불어민주당 스스로가 저딴 토론회를 열어서 이재명 후보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그 전 민주당 전체가 이런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18대 대선 때도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에게 3.53% 차로 석패했을 때 민주통합당은 소위 회초리 민생투어란 이름으로 전국을 순회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 때 돌아온 반응은 “생쇼 그만하라.”였다. 이재명 의원이 갱신하기 전까지 18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득표 수는 역대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중 최고 득표수였고 또 낙선자 중 최고 득표 수였다.

심지어 문 대통령 본인이 당선된 19대 대선 때 득표수는 18대 대선 때보다 오히려 127만 표 정도 더 적었다. 그런데 저런 회초리 민생투어니 하는 건 생쇼 이전에 역시 자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짓이었기 때문에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왜들 이러나? 19대 대선 때 557만 표 차로 대패했던 자유한국당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당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홍준표가 그래도 안철수를 꺾고 2위라도 해서 당을 복원시켰다고 추켜세웠다. 그 덕에 홍준표는 대선 끝나고 몇 달 되지도 않아서 제 1야당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물론 1년 뒤 7회 지선 대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긴 하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저 토론회에 초대된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 면면도 문제다. 먼저 스토리닷 대표 유승찬은 안철수의 ‘진심캠프’에서 소셜미디어 팀장을 지냈던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과연 더불어민주당을 위해서 진심으로 조언을 했는지 의문이다.

그는 ‘민주당, ‘탈 팬덤 해방일지’를 써라’라는 발제를 통해 “초선 모임 대선 평가 때 지방선거 전략을 얘기했는데, 정반대로 했다”며 “검수완박 불리, 송영길 이재명 출마 불가, 민생 전략으로 하라는 주문의 반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정반대로 한 건 맞다. 검수완박은 이미 2020년에 했어야 했는데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이 아무 것도 안 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가 검찰-언론 연합군의 공세에 타이밍을 놓쳤다. 그래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송영길과 이재명 출마가 불가했다고? 그럼 누가 선거를 이끌어야 했는가? 민생 전략도 그렇다. 대선 끝나고 석 달, 대통령 취임하고 3주 만에 치르는 선거인데 민생에 대해서 떠든들 무슨 씨알이 먹히나? 문재인 정부 내내 홍남기 하나 못 쳐내서 쩔쩔맸던 게 민주당인데 선거 앞두고 민생 타령한다고 잘도 먹히겠다. 뭘 이런 걸 조언이라고 하고 있는가?

박성민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은 안철수 캠프,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사람일 뿐 아니라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선 ‘문재인 심판론’이 작동할 것이고 ‘야당 심판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래통합당의 승리를 예측하는 글을 다량 기고하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아마추어인 필자조차도 21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했고 미래통합당은 120석도 못 얻을 것이라고 선거 반 년 전부터 예상했다. 이런 사람의 말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는 것까지 나쁘게 보고 싶진 않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이탈리아의 사상가 마키아벨리의 역작인 『군주론』에서 강조한 것이 조언자는 진심으로 군주를 위해서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따른 조언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주는 조언자의 조언이 과연 득이 되는 것인지 해가 되는 것인지 판단하는 주관을 갖추어야 하고 조언을 원하지 않을 때는 조언을 못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이전 민주 정당의 문제점은 바로 이것이다. 팔랑귀다. 외부의 쓴소리(?)가 마치 정답인 양 성서인 양 받들어 모시고 당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깊이 새겨 읽어야 할 책이라 본다.

언론에서 말하는 중도층, 정치 컨설턴트들이 떠드는 중도층은 신기루다. 그들이 말하는 그 ‘중도층’이란 자들은 애초에 정치에 관심도 없고 투표 자체도 할 생각이 없는 자들이다. 어떤 대국민 이슈 속에서도 투표에 절대 안 나서는 사람이 매 선거마다 20% 이상은 나온다. 그래서 필자가 이 ‘중도층’이란 자들은 신기루라고 하는 것이다.

투표에 나서는 사람들은 다 자기 성향과 진영이 어느 정도는 기울어 있다. 그게 강성이냐 연성이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결국 승패를 좌우하는 건 이 연성 지지자들의 투표 여부다. 어느 쪽의 연성 지지자들이 투표를 더 많이 하느냐가 각 당의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열쇠다. 언론이 말하는 ‘중도층’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들이 진짜 캐스팅 보트인 것이다.

연성 지지자들은 이슈에 굉장히 민감하고 냄비처럼 확 끓어 올랐다가 팍 식어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더 포섭하려면 정치적 효능감 소위 말하는 ‘화끈함’이 있어야 한다. 강성 지지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위해 힘을 보태지만 연성 지지자들은 그 ‘화끈함’이 없으면 투표 의욕이 떨어져서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 2020년 21대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이 ‘화끈함’을 잃었기에 연성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했고 그것이 선거 패배로 이어진 것이다. 자기 지지층도 못 지키면서 신기루인 중도층을 잡는다는 건 미련한 짓이다.

15일에 더불어민주당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 ‘더좋은미래’(더미래·대표 기동민 의원)는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배 요인에 대해 “원인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의원, 민주당 모두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걸 지금 평가라고 했는지 묻고 싶다. 왜 스스로 자기 당 후보와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가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면 어째서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최고의 지지율로 퇴임할 수 있었겠는가?

대선 패배의 원인은 앞서 말했듯이 연성 지지자들의 투표 의욕을 끌어올리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다. 어느 정권 때건 임기 말이 되면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 연장 여론보다 더 높게 나왔다. 18대 대선 때도 그랬다. 그런데 선거에서 졌으니까 문재인 정부 책임이라고? 문재인 정부가 정말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면 17대 대선 때처럼 531만 표 차로 대패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24만 표 차였다.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이 80만 표를 넘게 갈라먹었다. 이게 어째서 정부 책임인가?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패배 원인은 공천을 날림으로 한 공관위와 걸핏하면 사과 쇼하면서 아마추어적 행보를 일삼았던 비대위에 있는 것이지 이재명 의원에게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저 더미래 토론장에 참석한 송갑석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민주당에 호남에서 사전투표를 높게 견인해 승리할 가능성을 줬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에 대한 엄청난 경고이다.”고 발언했다. 이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 약 일주일 전에 이낙연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소셜 미디어에서 했던 말 그대로다. 하나 물어보자. 송갑석 본인 지역구는 광주광역시 서구 갑 아닌가? 광주에서 투표율이 37.7%로 처참한 수준이 될 지경일 때 송갑석 본인은 무엇을 했는가?

결국 이것은 선거 패인 분석을 가장한 이재명 죽이기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긴 더미래의 대표가 기동민이었으니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기도 했다. 정말 누구한테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왜 분석은 커녕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인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앞서 말한 민주 정당의 못된 버릇 두 가지는 결국 합쳐보면 하나다. 당내 패권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4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취임할 무렵에도 비문계에서 매우 심하게 헐뜯었다. 온갖 악담을 늘어놓으면서까지 말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계가 득세하지 못하게 하려고 미리 싹을 자르는 차원에서 패인 분석이니 외부 조언 수렴이니 하는 거창한 명분을 달고 저런 쇼를 하는 것이다.

정말 패인 분석을 하고 싶었다면 왜 박시영 컨설턴트는 부르지 않는 것이고 이택수 대표는 왜 부르지 않은 것인가? 조언은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 조언이지 한쪽만 들으면 오히려 편견만 더 강해질 뿐이다. 박시영, 이택수 등이 김어준의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사람이라 대중의 편견을 살까 두려워서 그런 것인가? 왜 세상을 남의 잣대로 보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이제 좀 자기 주관부터 가졌으면 좋겠다. 과연 저 외부의 조언이란 게 나에게 득이 될 조언인지 독이 될 조언인지 가려 보는 것부터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현재 진중권이 더불어민주당에 이런 저런 훈수를 많이 두고 있는데 과연 그 사람 조언이나 분석이 뭐 얼마나 효용 가치가 있겠는가? 정작 자기 정당인 정의당은 초상집도 아니고 쑥대밭이 된 상황인데 자기 당 선거도 제대로 못 치르는 자의 말이 얼마나 정확하겠느냐는 말이다. 이것부터가 시작이다. 세상을 언론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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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라이커 2022-06-17 18:16:40
정확한 시선으로 명쾌 통쾌한 글입니다.
민주당 수박 및 내로남불만 하는 인사들 다 쳐내고
젋고 개혁적인 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지지합니다. 2

용쉬리 2022-06-17 17:46:14
요새 유일하게 읽을만한 신문이 굿모닝충청이다. 조하준 시민기자님 엄지척!

신아랑 2022-06-17 17:40:35
민주당의 수박들은 전부 나가길 원해요

2022-06-17 17:33:21
세상을 언론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100% 동의합니다.

나불군 2022-06-17 11:18:27
정확한 시선으로 명쾌 통쾌한 글입니다.
민주당 수박 및 내로남불만 하는 인사들 다 쳐내고
젋고 개혁적인 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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