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욱 직설(直說)》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미친' 정무감각
《최한욱 직설(直說)》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미친' 정무감각
  • 최한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7.09 10:03
  •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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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 칼럼니스트는 9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콕 집어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9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콕 집어 "국민보다 어른을 더 공경하는 임종석의 천박한 정치철학이 문재인 정부를 망쳤다"며 "자신의 치부를 무용담처럼 털어놓은 임 전 실장의 미친 정무감각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날을 세웠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미친 정무감각

"지금 상황이 이러저러하다, 나로서는 이런 이유로 당신 임명에 반대했다. 그런데 대통령님은 당의 입장 때문에 당신을 시킬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이제 방법은 수석님이 그만두시는 거 밖에 없는 거 같다. 여기서 멈춰야 가족을 지킨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면 국민들이 또 좋은 사람 잃었다고 애석해 할 거다, 바보 노무현까지는 모르지만 전국적으로 '울지 마 조국' 부대가 당신을 지켜줄 거다. 별 이야기를 다 했어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SB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조국 전 장관과의 전화통화 내용입니다. 대통령과 당은 임명에 찬성했지만 임 전 실장은 조국 전 장관에게 전화를 해 사퇴를 종용했습니다. 대통령과 당 위에 임종석이 있었습니다. 

"조국은 장관 욕심 없다고 했다. 검찰 개혁안만 발표하고 자기 발로 걸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시간이 길어야 한두 달일 거라고 했다. 임명되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다고 했지만, 조국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이낙연이 조국을 죽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국을 죽인 인물이 이낙연만은 아닌 듯 합니다. 임 전 실장은 조국 전 장관에게 '여기서 멈춰야 가족을 지킨다'고 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스스로 물러났다면 임 전 실장의 말처럼 가족을 지켰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검찰개혁은 거기에서 죽었을 것 입니다. 조국 전 장관은 개혁의 제단 위에 가족을 바친 것입니다.

임종석의 아둔한 정세판단과 안일한 인생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윤석열은 조국의 비리 때문에 장관 임명을 반대한 것이 아닙니다.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조국을 사냥한 것입니다. '추윤대첩'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된 바와 같이, 개혁 저지가 윤석열의 목표였습니다.

따라서 조국 전 장관이 사임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검찰의 장관사냥은 박범계와 같은 식물장관이 등장할 때까지 계속됐을 것입니다. 즉, 조국 전 장관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검찰에 굴복하고 개혁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임 전 실장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개혁을 죽이는 졸장부라는 걸 스스로 실토한 셈입니다.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경환의 사적인 문제가 드러나 청와대가 곤경에 처했다. 여론은 날이 갈수록 나빠졌지만 안경환 본인도, 대통령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대로 두고 볼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청와대 실장, 수석회의를 열었다. 임명이 어렵다는 게 이 사람 생각이었고, 참석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회의 결과를 안경환에게 민정수석 조국이 전달했고, 안경환은 이 뜻을 전달받은 지 30분 만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을 대통령에게 일체 보고하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보고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지만, 그럴 거면 뭐 하러 회의를 하느냐며 모든 책임은 자기가 지겠다고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대통령이 격노했다."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제멋대로 일처리하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명백한 월권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가 어디에서 기인했는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개 비서실장이 장관 인사를 제멋대로 처리하니 대통령의 령이 설 수 없습니다.

"대선 캠프 구성 때부터 시작된 친문 직계들과 본인 사이의 긴장은 지난 5년 내내 계속되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황희 문체부 장관 인사는 자신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원조 친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고, 본인이 청와대를 나온 이후에 기용된 사람들이다."

임 전 실장은 부엉이와 586이 인사 참사의 주범이라는 것을 실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격노'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권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국정을 '농단'했습니다.

"문재인은 좀처럼 먼저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인사를 할 때도 누구를 먼저 말하는 법이 거의 없었는데, 대선 캠프 구성을 할 때 다소 뜻밖의 모습을 보였다. 손혜원을 홍보본부장으로, 정청래를 SNS 본부장으로 임명하라는 이야기였다. 문재인은 예전부터 두 사람과 약속을 한 내용이니 자신의 뜻대로 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이 사람은 그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인사를 할 때도 누구를 먼저 말하는 법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 손혜원 정청래를 먼저 언급했다면, 매우 중요한 '약속'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지시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굴 추천했을까요?

"문재인이 언짢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지만, 자신이 손혜원과 정청래를 만나보겠다고 했다. 손혜원은 어렵지 않게 설득이 됐지만, 정청래는 이미 후보와 이야기가 다 되었는데 왜 네가 나서느냐는 투였다. 정청래 대신 누구를 기용할 수 있는지 대안을 준비해서 문재인을 설득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인물이 동아일보 기자 출신에 네이버 부사장으로 일하던 윤영찬이었다. 결국 문재인도 이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동아일보 출신의 네이버 부사장이 정청래의 대안이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영찬의 활약은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이재명을 대장동의 수렁 속에 밀어 넣은 주범 중 한 명입니다. 개혁인사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동아일보 출신의 네이버 부사장을 밀어 넣는 임종석의 언론관이 단적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정치부장이나 편집국장을 만날 수는 있지만 언론 사주를 만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을 대신해 보수적인 성향의 언론사주들을 만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도 이 사람 몫이었다."

이것이 윤영찬을 등용한 이유일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사주를 만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 것은 권력과 언론이 유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대통령의 뜻을 무시하고 언론 사주를 만나 '이해와 협조'를 구했습니다. 임 전 실장이 언론 사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동안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부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UAE 원전수주 문제로 MB의 뒷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는 MB 비서실장이던 임태희에게 전화해 '어른께서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청와대 차원에서 적폐 청산을 구상하거나 정치 보복을 시도한 적은 단연코 없다고 했다."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은 촛불혁명의 기본요구였습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적폐청산을 구상한 적이 '단연코' 없다고 합니다. 공공연하게 촛불을 배신하고 '어른'의 걱정을 덜기 위해 안절부절하고 있었습니다. 국민보다 어른을 더 공경하는 임종석의 천박한 정치철학이 문재인 정부를 망친 것입니다.

"5년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기적을 선사할 메시아를 기대하며 전쟁을 치르듯 하는 대통령제보다는 차라리 '덜 기대하고 덜 실망하는' 의원내각제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은 국민통합이라는 과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고백으로 들렸다."

기승전내각제입니다. 왜 수박들은 죄다 내각제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내각제가 그들을 기득권의 천년왕국으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임 전 실장은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한 열사들의 희생을 이미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구국의 강철대오'는 기득권의 강철대오가 됐습니다.

한심한 건 위에 인용한 모든 내용이 임 전 실장이 (고문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실토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망친 주범들을 찾기 위한 저의 필사적인 노력이 허탈할 지경입니다. 자신의 치부를 무용담처럼 털어놓은 임 전 실장의 미친 정무감각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임 전 실장은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은퇴한 양반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없지만) 부디 국민과의 마지막 약속만큼은 꼭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자유기고가 (시민칼럼니스트)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9일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9일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이 '부엉이와 586이 인사 참사의 주범'이라고 실토했다"고 전했다. 사진=SN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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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 2024-03-01 13:06:29
와...첩자였어.

왕숙천 2024-02-29 18:33:00
책임질 위치에 있는 자가 범인이다

송영민 2024-02-29 18:04:02
좋은 글 덕에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감사해요~
그런데 임종석은 말그대로 정계은퇴 했다면서 왜 이제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구는지 궁금하네요.참나.

이우형 2024-02-29 10:16:16
완전 빌런이었구만.

스브스 2024-02-29 01:58:05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07049
2022.04.09 SBS 위의 기사에 사용된 원본

취재 내용의 원본은 밝히시고 인용 하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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