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널리 알려진 팽나무, 서천에도 있다...서천군 서천읍 팽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8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널리 알려진 팽나무, 서천에도 있다...서천군 서천읍 팽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08.1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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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최근 보호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등장한 소덕동 팽나무의 등장 때문이다.

자폐변호사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에서 도로 건립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마을은 언덕 위의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마을을 살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자폐변호사는 자신을 버린 상대측 변호사 생모하고 팽나무 아래서 다시 만난다.

두 여인은 둘 사이의 관계를 모른 채 간단한 대화 이후, 잎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상쾌한 바람이 일렁이는 팽나무 그늘 아래서 팽나무를 올려보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후반부에 생모인 변호사는 자신의 딸을 알아보지 못한 채, 자신의 회

사로 스카우트 제안을 한다.

그러나 딸은 여전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생모에게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의 회사로 갈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당황한 생모 변호사는 “나를 원망했니?”라는 말을 하고, 자폐장애인인 주인공 변호사는 “소덕동 언덕 위에서 함께 나무를 바라봤을 때 좋았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둘은 헤어진다.

이 장면이 방영된 후 드라마에 나온 보호수는 ‘소덕동 팽나무’로 알려지면서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다.

드라마에서 팽나무는 소통의 이미지였다.

마을 한 복판으로 도로가 계획되면서 주민들의 생각은 둘로 나뉘었고, 소송 전에서 만난 두 여인은 한쪽은 버렸고, 한쪽은 버림받았던 모녀 관계였다.

팽나무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삶이 되살아나면서, 천연기념물로 인정을 받아 마을을 되살렸고, 원한 관계로 치달을 뻔 했던 모녀도 팽나무의 그윽한 품에서 일단락됐다.

드라마는 보호수 정책도 바꾸었다.

보호수는 나이가 많아 자연적으로 고사하기 쉽고 병해충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갑자기 소실될 위험이 높다.

마을과 얽힌 옛이야기와 인문·사회적 가치가 높은 보호수는 지역 명소이나 산림문화자산이란 점에서 보호수의 소실은 나무 하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달 26일 산림청(청장 남성현)은 올해부터 보호수의 소실 및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보호수 생육진단 및 실태조사를 실시해서 국민이 사랑하고 아끼는 보호수가 산림문화자산으로 오래 유지하도록 안전하고 건강하게 관리할 것을 밝혔다.

2021년말 기준으로 전국의 보호수는 13,856그루 중, 팽나무는 1,340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서천군 두왕리의 팽나무도 그 중 하나다.

소덕동 팽나무처럼 높은 언덕 위는 아니지만, 나름 비탈길 위에 위치하고 있고 팽나무 아래는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의 교각으로 한쪽의 전경이 막혀 있으나, 다른 한쪽은 논경관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드라마가 방영된 후 온라인에선 ‘팽나무가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을 상징한다’라는 해석이 돌았다.

서천 두왕리의 팽나무도 논과 구릉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다.

두왕리 마을을 360년 간 지켜왔던 늠름한 팽나무는 저 멀리 금강의 본류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이제 두왕리 팽나무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시민이 사랑하고 아끼는 보호수로서 지역 명소이자 산림문화자산으로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기에 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천군 서천읍 두왕리 219-7 팽나무 1본 360년(2022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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