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대통령실이 해외홍보비서관을 신설하는 등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으나, 채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에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을 영문으로 전하는 가운데 두 가지 오류를 범한 사실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트윗을 통해 "엘리자베스 여왕의 별세에 대해 영국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그녀의 착한 마음과 선행은 우리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의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이날 두 가지 문제점을 곧바로 들추어냈다. 하나는 ‘엘리자베스 2세’라는 영문 이름을 ‘Elisabeth Ⅱ’로 잘못 표기해 오타가 난 점과, 다른 하나는 ‘선행’을 뜻하는 의미의 단어 ‘deed’를 복수가 아닌 ‘단수’로 표현한 점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치적 중 평가할 만한 선행거리가 별로 없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은 오전 9시경에 올린 첫 메시지를 10여분 지난 다음 오타인 ‘Elisabeth Ⅱ’를 ‘Elizabeth Ⅱ’로 바로 잡았으나, ‘deed’라는 단어는 여전히 ‘deeds’가 아닌 단수형태 그대로다.
영어의 지적 수준과 외교적 프로토콜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형열 ‘과학책을 읽는 보통 사람들’ 대표는 “윤석열과 공보팀의 수준을 말해주고 있다”며 “라시드 기자가 지적한 대로, ‘엘리자베스’지 ‘엘리사베스’가 아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의 조문 트윗이면 제대로 해야지, 한글로 하면 될 걸 구태여 영어를 쓰면서 스펠 하나도 못 챙기는 ‘거지 발싸개 정부’가 세계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호통쳤다.
한 네티즌은 “영국 기자한테 딱 걸렸네요. 여왕이 평생 착한 일 한 개만 하신 줄 아나 봐요. ㅠㅠ”라며 “여왕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대신 용서를 빕니다”라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7일 강인선 대변인을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배치했다. 해외홍보비서관은 신설된 것으로, 윤 대통령의 대외적 홍보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