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또 남탓하는 정부
[청년광장] 또 남탓하는 정부
참사의 원인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0.31 10:0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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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 밤 10시 15분에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및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자 3년 만에 할로윈 축제가 재개되었는데 이 축제의 자리가 참사의 현장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 참사가 발생한 현장은 해밀턴 호텔 옆에 있는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다.

사건 현장은 길이 40여 m, 폭 6m로 매우 좁은 거리였다. 이곳엔 작은 클럽들도 많고 또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출입구가 가까이에 있어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사건 현장은 내리막길이었는데 위에서 먼저 가려고 밑에 있는 사람을 밀어버렸으니 그 많은 인파들은 마치 도미노 게임처럼 넘어지기 시작했고 그 위로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필자가 지금 이 기사를 작성하는 10월 30일 밤 10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무려 154명이나 되었는데 또 몇 명이 추가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154명의 사망자 중 98명이 여성이고 56명이 남성이었다고 한다. 여성 사망자의 비중이 전체의 63.6%나 되는 셈인데 이렇게 된 이유는 남성보다 여성이 비교적 체중이 가볍고 또 골격 구조가 연약하여 쉽게 밀려난데다 밟고 지나가는 과정에서 골절이 이루어져 장기를 손상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전체 사망자 중 96명이 20대로 가장 많았는데 축제를 즐기는 경향이 많은 연령대여서 20대 사망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기사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필자 또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씀을 먼저 전하고 싶다. 즐겁게 놀기 위해 열었을 축제의 장이 참사의 장이 될 줄은 그 누가 알았을까? 핏덩이 같은 자식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렸을 사망자의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참척(慘慽)을 보는 것이 부모에게 있어선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자 마치 형벌과도 같은 느낌이라 하는데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이제 본격적으로 기사 내용에 들어가도록 하자. 이번 참사에 대해서 외신들은 모두 입을 모아 지적한 것이 있었다. 바로 인파 관리와 계획 등에 관련된 것이었다.

결국 안전 대책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필자 또한 그 점이 의문이었다. 왜 이렇게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것인가? 우리는 이 점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이태원 사고 현장은 앞서 말했듯이 매우 길 폭이 좁은 곳이었고 또 내리막길이었다.

내리막길은 당연히 가다 보면 가속도가 저절로 붙기 마련이고 또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지나가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거기다 위에 있던 사람들이 본인들이 먼저 가겠다고 아래쪽 사람들을 떠밀어버렸다. 그러니 밑에 있던 사람들은 도미노 게임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겹겹으로 넘어지면서 사고가 터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경찰 측의 안전 대처는 과연 어떠했는가? 어떤 참사든 아차 하는 순간에 터지는 법이다. 필자의 본업은 통신구축회사 사원이기에 가끔 케이블 포설, 접속 작업 현장에도 나가곤 하는데 그곳에서도 아차 하는 순간에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전봇대 사이에 케이블을 포설하는 공중 작업의 경우 안전고리를 잘못 체결해서 작업자가 추락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또 작업자 본인이 방심해서 안전고리가 필요 없다고 체결을 안 하고 무리하게 공중 작업을 하다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맨홀 사이로 케이블을 포설하는 지중 작업의 경우는 맨홀 내부 가스를 측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유독 가스에 질식하는 경우가 많다. 또 드물지만 가끔 맨홀 내부에 뱀이 서식하는 걸 못 보고 들어가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 모두 아차 하는 순간에 터진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 사태에 대해 경찰 측에 질타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의 말이 걸작이다. 이상민 장관은 30일 낮에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애썼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정작 사건 당일에 이태원에는 무려 10만여 명의 인파가 밀집되어 있었다고 한다. 10만 인파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아니란 말인가? 10만이면 필자의 고향인 경상남도 함안군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다. 거기다 현장은 굉장히 폭이 좁은 길이었다. 10만이면 그 길에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보다 무려 7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그런데도 저 따위 소리가 나오는가?

뿐만 아니라 이상민 장관은 “어제 잘 아시다시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다.”면서 “이런 곳으로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29일엔 서울 곳곳에서 집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다. 청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12차 촛불집회가 열렸고 광화문에선 전광훈의 주도로 윤석열 수호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면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말을 꺼낸 것인가?

백 번 양보해서 시위 경비 때문에 병력이 부족했다고 치자. 그러면 경기지방경찰청은 폼으로 있고 인천지방경찰청은 폼으로 있나? 경기도와 인천에서 인원이 부족하니 지원 요청을 하면 될 일 아닌가? 3년 전 강원도의 속초, 양양, 고성 등지에서 산불이 크게 났을 때 문재인 정부에선 전국에 필수 인력을 제외한 소방 인력을 총 동원하여 진화에 나섰다.

그렇게 투입된 인력은 총 3,251명으로 600명이 투입되었던 2005년 양양 산불 당시에 비해 무려 5배가 넘었다. 소방차 역시 총 872대가 투입되어 163대가 투입되었던 2005년 양양 산불의 무려 5배가 넘었다. 그 덕분에 주불, 잔불까지 완전 진화하는데 무려 19시간이나 단축시킬 수 있었다.

이렇듯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분명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민 장관은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는 것인가? 차라리 그냥 죄인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잘못했습니다.” 소리만 연방 했어도 중간은 갔을 것인데 되도 않은 핑계나 대고 있으니 욕을 사서 먹는 것 같다.

그리고 집회 핑계가 말 같지도 않은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2일에 있었던 윤석열 퇴진 11차 촛불집회 당시 경찰은 참석 인원을 고작 16,000여 명으로 과소 추산했다.

백 번 양보해서 그 당시 경찰의 추산이 맞다고 치자. 그럼 16,000여 명이 몰린 촛불집회 쪽에 인원을 더 많이 배치했어야 하는가? 아니면 10만 이상이 몰린 이태원 할로윈 축제 쪽에 인원을 더 많이 배치했어야 하는가? 그러므로 이상민 장관의 말은 입론부터 성립하지 않는 어불성설이다.

거기다가 지난 27일에 경찰은 이번 할로윈 축제를 앞두고 이태원에 무려 3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추산했다고 한다. 작년에도 이태원엔 17만 명이나 다녀갔고 그 때문에 쓰레기 문제와 불법촬영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리기까지 했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당연히 10만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30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 추산까지 해놓고 이 따위 참사를 빚어낸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예전에 이태원에서 할로윈 축제를 할 때는 경찰이 800명까지 투입된 적도 있었는데 올해는 200명으로 고작 1/4 수준에 불과했다. 30만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 추산해까지 해놓고 정작 투입한 경찰 병력은 예년의 1/4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시위 경비 때문에 인력이 부족하면 가까운 경기도와 인천에서 도움을 청하면 될 일이었다. 결국 이번 참사에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크게 일조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이상민 장관의 말도 안 되는 변명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 장관은 입을 봉하고 수습에 전념하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30일 오후에 박지원 전 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에 “어떻게 관계 장관이 이런 몰상식한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하며 “지금은 수습하고 애도하며 유가족을 위로할 때”라고 썼다. 이어 “제발 사고치지 말자”며 “이 장관은 입을 봉하고 수습에 전념, 그 다음 수순을 준비하시라”고 조언했다.

필자의 생각이 박지원 전 원장의 말과 같다. 되도 않는 남탓과 핑계댈 생각 말고 사고 수습과 유가족 위로에 열중할 생각이나 하라. 그리고 자신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 대국민 사죄를 하라. 오늘 브리핑에서 당신이 했던 말을 종합해 보면 당신이 얼마나 정신 상태가 안일했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안전사고는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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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용 2024-01-11 11:08:07
놀러가서 죽는게 나라탓하는게 머리빈 인간들이 이렇게 많을줄이야 경찰세력들 다 데리고 간게 민주당이랑 여성단체들이 대통령싫다고 지들끼리 경찰동원해서 저렇게 된건데 왜 사람들은 그날 경찰동원해서 어디서 저사람들이 활동했는지 보고선 결말을 봐야지 생각도 없이 남탓

박혜연 2022-11-02 22:18:02
윤석열과 김건희 한동훈도 공범자다~!!!!!

박혜연 2022-11-02 22:17:31
이게 다 오세훈때문이다~!!!!!

이게 다 2022-11-01 06:30:26
박원순이 때문 입니다
왜그런지는 인터넷에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에~~~~~~휴

하루 2022-10-31 13:26:08
불과 몇달만에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우리 자식들도 보호해주지못하는 나라가 되었다. 세금으로 신혼집을 꾸미고 경찰들이 출퇴근하는데 쓰이고.. .예견된 슬픔들이 또 얼마나 터져나올지 무섭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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